'플레이어' 태원석 "주먹요정이란 별명 정말 좋아요"

입력 2018-11-12 11:32
'플레이어' 태원석 "주먹요정이란 별명 정말 좋아요"

"35㎏ 찌워 122㎏…아직도 닭가슴살 셰이크 열심히 먹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사람을 번쩍 들어다 던지고, 엘리베이터 문도 맨손으로 찢어버리는 도진웅은 OCN 주말극 '플레이어'를 상징하는 캐릭터였다.

'제2의 마동석'으로 불렸지만 그와는 또 다른 귀여운(?) 매력을 겸비해 시청자 사랑을 듬뿍 받은 배우 태원석(30)을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는 전날 드라마가 5.8%(닐슨코리아 유료가구)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한 데 대해 "정말 기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마음에 허해서 새벽에야 잠이 들었다"며 "지난 5월 12일 오디션 합격 통지를 받고 헬스장 지하에서 펑펑 울던 게 생각난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제게는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죠. 사랑도 많이 받았고요. 통쾌하고 시원한 드라마라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현실에도 저희 같은 '플레이어'들이 있다면 어떨까요?"



무시무시한 괴력을 가졌지만 동시에 엄청난 귀여움을 자랑하는 그에게 시청자들은 '주먹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태원석은 이 별명이 그렇게 마음에 든단다.

"제가 실제로도 진웅이와 많이 닮았거든요. 제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발끈하고 무섭게 변하지만, 평소에는 술보다도 예쁜 카페에 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즐기는 걸 좋아해요. 주먹요정이란 별명 안에 그런 이중적인 뜻이 들어가 있잖아요. 제게는 너무 감사한 별명이죠."

원래는 '슬림'했던 태원석은 이번 작품을 위해 단기간에 무려 35㎏를 찌웠다. 그래서 현재 122㎏이라고.

"오디션을 제안받은 순간부터 삼시 세끼 자장면을 먹고 간식으로 햄버거, 3시간마다 닭가슴살을 먹으며 살을 찌웠어요. '근뚱'(근육 있는 뚱뚱이)이 되기 위해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았죠. 격투기 경기도 열심히 보면서요. 건강 걱정은 하나도 안 되고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간절했기 때문이죠."

흡사 히어로 만화 캐릭터 같아진 그는 거리에서 누구보다 눈에 띈다. 태원석은 "불편한 건 없다. 덩치 때문에 잘 알아봐 주시니 그저 행복하고 좋다"고 말했다.



태원석은 덩치 덕분에 힘도 세져 상당수 맨몸 액션을 스스로 소화했다.

"사람을 역기처럼 번쩍 들어 던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와이어를 달면 티가 날 것 같아서 제가 맨손으로 해보겠다고 했어요. 어깨랑 허리가 다치기도 했지만 저보다도 저한테 들리고 내동댕이쳐진 형님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죠. 그래도 시즌2를 한다면 더 날 것의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웃음)"

태원석은 함께한 송승헌, 이시언, 정수정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승헌 형은 정말 매너가 최고다. 어릴 때부터 봐온 선배님이라 어려웠는데 그걸 먼저 허물고 다가와 주셨다"며 "시언 형도 진중하고 매너가 좋았다. 수정이 역시 제겐 '아이돌'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굉장히 편안한 친구였다. 이 팀으로 시즌2를 할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원석은 중학교 때까지 복싱하다 고등학교 때 연극부에 들었고, 뮤지컬과 영화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연기하던 조승우를 보고 배우의 꿈을 꾸게 됐다. 결국 뮤지컬을 전공하고 국립극장 등 다수 무대에 선 그는 심신이 지쳤을 때 매체 연기를 접하게 됐고 이후 방송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이겨냈어요. '플레이어'가 잘되고 옛날 생각이 더 많이 나는데, 그런 힘들었던 순간도 행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는 제게 정말 천운이었어요."

이번에 남다른 인상을 남긴 덕분에, 혹시 비슷한 역할이 들어온다면 또 한번 하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도전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무엇이든 감사해요. 제가 못해본 게 태반이잖아요. 저 같은 성직자, 의사, 경찰관, 소방관…. 뭐든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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