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조롱·겁박' 울산 사립유치원 특별감사 시작
시교육청 "감사팀 5명 투입, 진급비 등 변칙 폐업 여부 조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학부모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간 울산의 한 사립유치원에 대한 특별감사가 12일 시작됐다.
울산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북구에 있는 A 유치원을 찾아가 원장 면담을 진행 중이다.
모두 5명으로 구성된 시교육청 강북교육지원청 감사팀은 이 유치원이 원생 진급비(재입학비) 10만원을 받겠다고 한 것과 진급비를 반환할 수 없다고 정한 방침에 법적 근거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또 이런 방침을 유치원 운영위원회를 거쳐 확정했는지 등을 따지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특별감사가 수일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치원 측이 감사를 거부하면 수사 기간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유치원은 재원 중인 원생들을 내년에도 그대로 유치원에 보낼 것인지를 묻는 진급신청서를 각 가정에 최근 보내면서, 학부모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논란을 일으켰다.
신청서에 기재된 조건들을 보면 수업시간은 오전 8시 40분부터 낮 12시 40분까지 4시간이며, 원생들은 점심 도시락을 지참해야 한다.
차량 운행이 없어 원생들은 자가 등·하원 해야 하며, 여름과 겨울방학은 5주씩 연간 10주로 시행하겠다고 고지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교육 당국이 각 유치원으로 직접 지원하는 누리과정비(20만원 정도)를 '보호자가 정부로부터 직접 수령해 납부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진급비로 1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밖에 진급신청서 말미에 '학부모 부담금 없이 (공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국공립유치원에 지원하시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한 혜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며 조롱하는 듯한 문구를 적어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진급신청서를 받은 학부모들은 "A 유치원이 폐업을 강행하기 위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어 학부모들을 겁박하고 있다"며 집단 반발하고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유치원은 현재 7학급 규모에 원생이 180여명이고, 내년에도 재원할 원생이 약 1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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