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첫 기자간담회서 '경제활력 제고' 꺼낸 홍남기

입력 2018-11-11 14:38
[연합시론] 첫 기자간담회서 '경제활력 제고' 꺼낸 홍남기

(서울=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경제활력 제고'를 키워드로 꺼내 들었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 콘트롤타워 후보자 자격으로 처음 가진 엊그제 기자간담회에서다. 고용, 투자, 생산 관련 경제지표들이 워낙 좋지 않고 민생경제가 어려우니 경제활력 제고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홍 후보자는 경제활력 두 가지 요인으로 역동성과 포용성을 꼽았다. 현 정부 경제성장의 양대 축인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1기 경제팀의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홍 후보자는 일각의 소득주도성장 폐기 주장에 대해서는 "논쟁보다는 추진을 해나가되, 의도하지 않은 문제가 생기면 조정·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사후적으로 보완은 할 수 있지만, 소모적 논쟁보다 추진에 힘을 싣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는 규제개혁뿐만 아니라 가계소득과 분배개선, 양극화 해소 정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약속도 했다. 규제개혁과 관련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눈앞의 '빅이슈'는 공유경제"라면서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라면 대한민국에서도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등 차량 공유경제가 택시업계 등 기존산업 종사자의 반발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서비스업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신사업 분야의 규제혁신에도 조금 더 과감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홍 후보자가 경제정책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한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말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누구든 잘 하고 싶지 않아서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 현상은 복잡한 데다 그 원인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경기 위축의 원인이 구조적, 경기 순환적 요인일 수 있고, 정책적 요인일 수도 있다. 이를 정확히 진단해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통계분석을 넘어 경제 주체들과의 적극적 소통이 필요하다. 홍 후보자는 2기 경제팀 '원톱'으로서 확실한 책임감을 갖고 경기 부진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올바른 산업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부가가치를 만드는 주 플레이어는 민간이고,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후보자의 인식에는 동의한다.

홍 후보자는 지금의 경기상황에 대한 진단도 내렸다. 어렵지만 경기침체나 위기는 아니라고 했다. 내년에 금방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만큼 '경제는 심리'라는 말을 새기고 가능한 희망적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김동연-장하성 경제팀의 불협화음을 반면교사 삼아 적어도 밖으로는 한목소리를 내는 원팀을 이루어 정책추진의 강력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다만 다양한 외부소통과 치열한 내부논쟁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목소리는 오히려 올바른 정책 선택의 독이 될 수 있다. 소통과 난상토론 과정을 거쳐 원톱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지 않으면 관료사회나 정치권에 휘둘릴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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