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구르족은 투르크족 아니다…중국인일 뿐"
국제사회서 위구르족 인권문제 부각 속 내부 선전전 나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국제사회에서 중국 소수 민족인 위구르인들의 인권 문제가 관심을 얻는 가운데 중국이 내부적으로 위구르인들에게 '중국인 정체성'을 주입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중국 당국이 위구르인들을 상대로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며 투르크족이 아니다"라는 주제의 선전전을 새로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신장의 역사적 문제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인민일보는 신장자치구에서 전 투르크인들이 단결해야 한다는 정치적 운동인 '범 투르크주의'는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종교적 극단주의도 아직 제거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분열주의가 신장 역사를 왜곡해 마치 이 지역이 과거 독립 국가였던 것처럼 전파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중국이 다민족 국가이며 신장은 중국에서 뗄 수 없는 영토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신장자치구에서 발행되는 관영 신장일보는 위구르족은 여러 민족 그룹이 섞인 '용광로'에서 나왔다면서 '범 투르크주의'를 주창하는 이들은 투르크족 계열 언어를 쓰면 투르크족이라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위구르족과 투르크족은 같은 지역에서 오래 살았지만 위구르족은 투르크족과 다르며 위구르족 조상들은 투르크족 지도자의 압제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교를 믿는 유목 민족이던 위구르족은 일반적으로 터키 투르크족의 분파로 여겨지는데 중국이 이번에 이 같은 통설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나선 것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위구르족 인권 문제가 대두하면서 이를 계기로 위구르인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크게 자극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엔 인권 패널은 최근 100만명에 이르는 무슬림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이 신장 지역에서 초법적 구금 상태에 있다는 보고서를 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지난 6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서 서방 국가들은 신장자치구 '직업 훈련 캠프'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며 중국에 관련 시설을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신장자치구의 '캠프'가 사실상 초법적인 '정치범 수용소'라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도 처음엔 캠프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다 최근에는 직업 훈련소라고 주장하면서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경미한 범죄자'들의 갱생을 돕는 시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 가운데 일부는 중국에서 독립해 '동(東)투르크스탄'이라는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테러를 불사하는 격렬한 저항을 하고 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