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멘 내전서 사우디연합군 항공기 재급유 중단키로"

입력 2018-11-10 10:03
"美, 예멘 내전서 사우디연합군 항공기 재급유 중단키로"

WP보도…막대한 민간인 희생에 휴전압박 강화하는 듯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연합군 항공기에 대한 재급유 관행을 중단키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 국방부의 재급유 중단이 사우디의 공습 임무 수행능력에 제한을 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브루스 리델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WP에 "미국이 사우디의 전쟁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제 사우디가 예멘 영토 깊숙한 곳에서 공습을 수행하거나, 수도를 공격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미군은 예멘으로 출격하는 사우디 연합군 항공기의 5분의 1에 대해 재급유를 해주고 있다.

이번 조치는 어린이를 포함해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낳은 사우디 연합군의 무차별 공습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내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사우디에 대한 무기판매 보류와 공중급유 중단을 요구하는 등 사우디를 도와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 8월 민간인 희생 문제를 지적하면서 사우디 연합군에 대한 지원이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여파로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다소 냉랭해진 것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꼽힌다.

사우디 당국의 '계획적 살해' 인정 직후인 지난달 30일에는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매티스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공습 중단과 평화협상 착수를 촉구하는 등 사우디에 휴전을 공개 압박하고 나섰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수니파 예멘 정부군과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 사이에 벌어진 이번 내전으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 1만 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사우디 연합군이 어린이 통학버스와 결혼식장, 장례식장을 오폭해 수많은 민간인 사망자를 내면서 비난 여론을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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