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참사 벤투라에 대형산불까지…7만가구 대피령

입력 2018-11-10 02:01
수정 2018-11-10 10:51
美 총기참사 벤투라에 대형산불까지…7만가구 대피령

캘리포니아 남북부에 큰 산불 3개 동시 발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총기 난사 사건으로 12명이 숨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 사우전드 오크스 주변에서 대형산불이 발화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샌터로사밸리 서쪽에서 일어난 불(힐 파이어)은 밤새 거센 기세로 번졌다. 이 지역은 7일 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사우전드 오크스의 보더라인 그릴 & 바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곳이다.

불이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경계를 넘나들며 1만5천 에이커(약 60㎢)까지 번진 상태로, 벤투라 카운티와 LA 카운티에서 7만여 가구에 강제 또는 자발적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이날 새벽 3시 강제 대피령은 웨스트레이크, 캘러버스, 치즈버러캐니언 등지로 확대됐다.

벤투라 카운티 소방국은 새벽 트위터에 "불이 101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뛰어넘어 번졌다"라고 밝혔다.

산불이 크게 두 지역에서 발화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시미밸리에서 일어난 산불은 '울시 파이어'로 명명됐는데 9일 아침까지 진화율이 0%에 그치고 있다.

총격 사건이 난 곳에서 가까운 대학인 칼스테이트 채널아일랜드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북 캘리포니아에도 대형산불(캠프파이어)이 발화해 주민 수만 명이 대피 준비를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290㎞ 떨어진 뷰트 카운티 파라다이스 지역 주민 2만7천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도 새크라멘토에 가까운 지역이다

불이 산림과 주택가 도로 사이를 휘감으며 불꽃과 함께 폭발음이 일고 전봇대가 쓰러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대피에 나선 주민들이 불길 사이로 차를 모는 아찔한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소방당국은 파라다이스 지역에서 가옥 1천 채가 전소하거나 부분적으로 파괴됐다고 전했다.

스콧 로터 파라다이스 시 의원은 "마을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엄청난 재앙"이라고 말했다.

9일 오전에는 인근 치코 지역으로도 불이 번지고 있다. 주민 9만 명이 거주하는 치코 쪽으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와 남부에 일어난 대형산불은 모두 3개(캠프파이어, 힐파이어, 울시파이어)로 산불의 직간접적인 위협을 받는 주민이 수십만 명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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