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김정은 "부천에서 못했던 적은 거의 없었어요"
친정 홈 개막전에서 양 팀 최다 18득점 '폭발'
(부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마 하나은행 선수들보다 제가 더 이 체육관에서 뛴 경기가 많을걸요?"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포워드 김정은(31)이 웃으며 말했다.
김정은은 9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과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8점을 넣고 7리바운드, 4스틸을 곁들여 팀의 71-60 승리를 이끌었다.
리바운드도 국내 선수 가운데 최다였고, 스틸 역시 양 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할 정도로 활약이 돋보였다.
김정은은 2006년 하나은행의 전신 신세계에서 프로에 데뷔, 2017년까지 10년 넘게 이 팀에서만 뛴 선수다.
지난 시즌부터 우리은행으로 옮긴 김정은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부천에서 못했던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지난 시즌에도 부천 경기를 처음 원정으로 치른 하나은행 전에서 23점을 몰아치는 등 '친정'을 상대로 가혹한 모습을 과시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하나은행의 이번 시즌 홈 개막전으로 하나은행에서는 그룹 고위 관계자들이 경기장을 찾는 등 '잔칫상'을 마련했으나 김정은이 뿌린 고춧가루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정은은 "부천은 응원가도 익숙하고, 하나은행 선수들보다 제가 더 많이 뛴 곳"이라며 "상대가 하나은행이라 더 잘했다기보다 아무래도 오래 뛴 곳이라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3일 인천 신한은행과 개막전에서는 28분 42초를 뛰고도 2득점만 넣었다가 이날 18득점으로 공격력 건재를 입증해 보였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으로 옮겨 우승을 차지한 뒤 무릎 수술을 받은 김정은은 "작년보다 제 역할이 커져서 마음이 조급한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개막을 앞두고 허리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털어놨다.
김정은은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조급한 마음인데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몸 컨디션을 갑자기 올리기도 어렵다"며 "오늘도 후반 수비에서 실수가 잦아서 반성해야 하는 경기"라고 자평했다.
프로 데뷔 후 우승이 없다가 지난 시즌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뒤 눈물을 쏟았던 김정은은 "선수들 모두 7년 연속 우승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다"며 "공격과 수비에서 세밀한 부분을 완성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