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시 '탄핵 이슈' 부상…계파 갈등 불씨 되나
김무성 "朴 탄핵 불가피" vs 홍문종 "아무 말이나 막 던지지 말라"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에서 또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조강특위 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일전에 탄핵 관련 끝장토론을 제안하면서 불붙고 있는 것인데, 당내 탄핵 평가는 여전히 미완이라는 점에서 또다시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들어, 먼저 탄핵을 거론한 쪽은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국민의 82%와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 62명이 찬성했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정은 마비됐고,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광화문에서는 수십만명이 촛불시위를 하는데 광장의 분노가 폭발했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겠느냐"며 "지금 와서 탄핵 때문에 모든 게 이렇게 됐다는 프레임을 갖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은 9일 페이스북 글에서 "아무 말이나 막 던지지 말라"며 김무성 의원을 비난했다.
홍 의원은 나아가 "폭주하는 광장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자당 소속 대통령을 탄핵에 상납하고 당 구성원 전체를 불구덩이로 밀어 넣고 지지자들을 도탄에 빠트렸음을 자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백 마디 변명보다는 한마디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실천하는 결단이 빛을 발할 때"라며 "적어도 덩칫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는가"라고도 했다. 김 의원의 체격이 큰 것을 비꼰 말이다.
그는 '지금까지 밝히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김 의원의 언급에 대해서도 "끝장토론은 언제든 환영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면 된다"며 "겁에 질리면 자꾸 목청을 높이는 우리 집 사랑이가 연상돼 실소를 짓게 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이날 '대한민국 바로 살리기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이 화두로 올랐다.
친박계로 통하는 윤 의원은 "과거 박근혜정부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고, 개인적으로 신의를 중시하는 성격 탓에 맹목적인 충성을 하기도 했다"며 "대한민국이라는 가치를 보지 못하고 대한민국을 좌파정권에 헌납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인 주호영 의원은 "국정을 이끈 친박이 잘못으로부터 피해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같은 당에서 탄핵에 찬성해야 했느냐는 말도 듣는다"며 "탄핵에 찬성한 입장에서 당시 절반에 가까운 의원이 탄핵에 찬성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경원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이렇게 한평생을 감옥에 가실 정도로 잘못을 했나"라며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거기에 공감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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