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지어준 한국 찾는 캄보디아 아이들 "눈 보고 싶어요"

입력 2018-11-09 11:27
학교 지어준 한국 찾는 캄보디아 아이들 "눈 보고 싶어요"

캄보디아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 돕기 음악회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캄보디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북서쪽 국경도시 시소폰에 지난 2015년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가 설립됐다.

한국 예수회와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NPO) 기쁨나눔재단이 지은 학교에서는 현재 학생 549명이 교사 57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이 학교는 지역사회 교육센터를 시작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앞으로 고등학교와 교사들을 교육하는 기관도 만들 예정이다.

한국 예수회는 1991년부터 한국처럼 전쟁으로 고통받은 캄보디아 교육사업을 지원한다.

1960년 한국에 들어와 서강대를 설립하는 등 한국 교육사업에 기여한 미국 위스콘신 예수회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다.

그 결실로 설립된 캄보디아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 학생들이 한국을 찾는다.

기쁨나눔재단은 오는 3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 후원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한다.

국악·클래식 연주로 채워지는 이 날 무대에 캄보디아 하비에르 학교 학생들도 오른다.

남학생 5명, 여학생 5명 등 중학교 2~3학년 또래 학생 10명은 '기브 땡스'(give thanks)와 '아름다운 세상'을 부를 예정이다.

음악회 수익금 전액은 캄보디아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에 전달돼 고등학교와 남학생 기숙사 건립에 쓰인다.

9일간 한국에 머무는 하비에르 학교 학생들은 음악회 참석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서울에 있는 하비에르 국제학교 학생들과 만나고, 한국천문학회와의 인연으로 소백산 천문대에서 1박 2일을 보낸다. 한국천문학회는 매년 하비에르 학교에서 천문학을 가르쳐왔다.

무더운 날씨의 캄보디아에서 한 번도 추위를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은 한국에서 생애 처음으로 눈 구경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도 부풀어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깐니까 양은 "기쁘고, 흥분되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느껴진다"며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꿈도 많아서 아직 결정한 건 없지만,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봔엿 군은 "하비에르 학교에서 공부뿐만 아니라 동급생들과의 관계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가 돼 내가 지금 도움받는 것처럼 남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쁨나눔재단 심유환 신부는 "더 많은 학생을 초청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10명의 학생이라도 한국 방문을 통해 그들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생각과 희망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오는 캄보디아 예수회 봉사단 책임자 오인돈 신부는 "10명의 어린이가 그릴 희망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함께 그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그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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