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기수출 두자릿수 '껑충'…"트럼프 '동맹국 압박' 판촉 덕분"
2018회계연도 무기 수출액 215조원…전년보다 13%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의 무기 수출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눈에 띄게 늘어났다.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며 무기 판촉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2018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무기 수출 규모는 1천923억 달러(215조7천413억원)로 직전 회계연도보다 13.1% 증가한 것으로 미 국무부가 집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인 2016회계연도 미국산 무기 수출액 1천486억달러(166조9천818억원)와 비교하면 29.4% 늘어났다.
2018회계연도 무기 수출액 가운데 미 방산업체가 외국 정부와 직접 협상을 통해 무기를 공급한 상업적 판매액은 1천366억 달러(153조2천515억원)로 6.6% 증가했다.
특히 미 국방부와 외국 정부 간의 '협의'를 거쳐 이뤄진 무기 수출액은 556억달러(62조3천776억원)로 33% 급증했다.
이를 놓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란, 중국, 러시아에 맞서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도록 압박하고 회유한 트럼프 정부의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방위비 지출 증가 압박을 받은 국가로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등이 꼽혔다.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동맹국들이 국방예산을 늘림에 따라 미국 무기를 살 재원이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인 무기 판촉 활동을 벌이며 지난 4월에는 해외 무기 판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을 내놓았다.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위험성을 부각하고 있는 그는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작년 5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1천100억달러(123조3천980억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판매 협상을 타결지었다.
미 의회가 2017년 이후 승인한 대사우디 무기 판매 승인액은 200억 달러(22조4천360억원)를 넘는다. 트럼프 정부가 미 방산업체들에 큰 선물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미 국무부가 개별 국가별 무기 수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출액의 3분의 1이 걸프 지역 국가들에 쏠린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나토 탈퇴까지 경고하며 다른 회원국들을 압박, 국방비 증액을 위해 더욱 노력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전투기, 미사일, 총기 등 세계 최고의 군사장비를 만들고 있다"며 록히드마틴, 보잉 등 미국의 대표 방산업체들을 열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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