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판부 위헌' 법원행정처에 여야 십자포화…한국당은 엄호
민주·바른미래·평화 "터무니없는 주장…특별재판부는 산소호흡기"
한국 "특별재판부는 정치재판소…법원행정처 '할 말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법원행정처가 8일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한 특별재판부 도입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가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특별재판부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게 법원행정처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을 포함한 여야 의원들은 법원행정처가 국민 여론을 도외시한 채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별재판부 설치법안을 대표발의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법원행정처는 사건 배당의 무작위성을 이유로 특별재판부 도입에 반대한다"며 "무작위 배당이 재판의 공정성에 우선하느냐"고 안 처장에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당장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7명 중 5명이 사법농단 의혹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다"며 "그런데도 이 사람들에게 그 사건을 무작위 배당하자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판사 출신인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특별재판부가 위헌이라는 말만 하지 말고 거꾸로 공정한 재판을 위한 방안을 내놔야 한다"며 "기피·제척 사유를 꼼꼼히 만드는 등의 노력도 없이 위헌 타령만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일부 법관은 특별재판부의 '특별'을 이유로 해당 사건이 유죄추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면서 "그러면 보통재판부라고 이름을 붙이면 찬성하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표창원 의원은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낸 특별재판부 반대 의견을 보면 상호모순된 내용이 많다"며 "과거 강제징용 재판을 앞두고 법원이 정부 의견을 받은 것부터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가 앞서 한국당 윤한홍 의원에 도입 반대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도 표 의원은 "국회를 무시하고 모욕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국회와 국민 사이에서 특별재판부 도입 요구가 높다"면서 "그런데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응답하지 않고 있다. 법원은 사법부의 독립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견해부터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특별재판부는 빈사 상태의 사법부에 산소호흡기를 대자는 것"이라며 "법원행정처는 거부했지만 그러면 사법부는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 처장은 "특별재판부 설치법안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게 있다"면서도 "그러나 10년, 20년 후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특별재판부를 도입하게 되면 결국 사법부 독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고수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법원행정처의 특별재판부 도입 반대 입장은 사법부 독립을 위해 당연하다며 적극 엄호에 나섰다.
윤한홍 의원은 "특별재판부는 정치재판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재판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법원이 그동안 권력을 따라갔지만 이번에는 권력에 반하는 의견을 냈다.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함진규 의원도 "법원이 할 말은 한 것 같다"며 "특별재판부 설치는 위헌이자, 삼권분립 위배이며, 사법부 독립 침해라는 법원행정처 의견에 모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출신인 무소속 정태옥 의원은 "특별재판부가 구성되면 이건 유죄를 추정하고 재판을 하는 것이며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사법과정이 정치화돼선 안 된다. 대법원장이 나서서 공식 반대 의견을 밝혀서 이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상 "특별재판부 도입은 위헌 소지…법원행정처 공식의견"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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