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ㆍ포 뗀 두산, 수비마저 흔들…전력 우위 사라졌다
김재환ㆍ김강률 부상 치명타…수비는 3경기에 실책 5개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우리 팀의 최대 강점은 수비입니다. 수비가 흔들려서는 절대 안 됩니다."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두산 베어스 김태룡 단장이 한 말이다.
그는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인해 승부가 몇 차례 크게 출렁였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전문가는 플레이오프에서 혈투를 벌인 SK보다 두산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우선 마운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평균자책점 1위인 조쉬 린드블럼, 다승왕 세스 후랭코프, 토종 투수 최고 성적을 낸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두산이 다소 앞선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떨친 SK 불펜은 앙헬 산체스, 김태훈, 정영일, 김택형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쳐 '영건 듀오' 함덕주와 박치국을 앞세운 두산 불펜보다 두껍다는 평이었다.
특히 두산은 베테랑 김강률이 시리즈를 앞두고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뼈아팠다.
타격은 '대포군단' SK가 정규시즌 233개의 팀 홈런을 쏘아 올려 두산(191개)을 압도했으나 나머지 부문은 두산이 모두 앞섰다.
팀타율 0.309로 전체 1위에 오른 두산은 7위에 그친 SK 팀타율(0.281)보다 높았다.
팀 출루율(0.376), 팀 장타율(0.486), 팀 OPS(0.862)도 모두 1위에 오르며 SK(0.356, 0.473, 0.829)를 앞섰다.
그러나 부동의 4번 타자 김재환이 3차전을 앞두고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제외돼 치명상을 입었다.
또한 3번 타자 박건우가 12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빠져 있고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는 허경민은 타율 0.231(13타수 3안타)에 출루율 0.286에 그치고 있다.
두산은 3차전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최주환을 김재환 대신 4번 타순에 기용했으나 팀 내 최강타자의 공백은 커 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3차전이 끝난 뒤 김재환에 대해 "4차전 출전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두산의 최대 강점인 수비마저 흔들리고 있다.
정규시즌 팀 실책 68개(경기당 0.47개)에 불과한 두산은 팀 수비율 0.987을 기록하며 10개 구단 최고를 자랑했다.
반면 SK는 정규시즌 팀 실책 104개를 쏟아내며 전체 9위였고 팀 수비율(0.980)도 9위였다.
하지만 시리즈에서는 두산이 3경기에서 5개의 실책을 저질러 실책 3개의 SK보다 오히려 많다.
실책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을 뿐 아니라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맥빠진 투수의 투구 수가 늘어나 마운드 운용에도 큰 차질을 빚는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두산은 지난해까지 총 10차례 한국시리즈 진출해 다섯 번 우승을 차지했다.
그중 2003년과 2015년에는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에 나서 역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4번 타자와 주축 불펜투수가 빠진 올해는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처음 시리즈 우승컵을 내줄 위기를 맞았다.
KBO리그에서 가장 야구를 잘한다는 두산 야수들이 4차전부터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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