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 두 번째 홀로코스트 추모비 건립

입력 2018-11-08 01:38
오스트리아, 빈에 두 번째 홀로코스트 추모비 건립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가 빈에 두 번째 홀로코스트 추모비를 세우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따르면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 후 나치 점령기에 희생된 유대인 6만6천 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비를 빈 시내에 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 빈 시내에는 2000년 영국 작가 레이철 화이트리드가 만든 홀로코스트 추모비가 있지만, 도서관을 본뜬 이 추모비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은 새겨져 있지 않다.



새 추모비는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옆 공원에 조성된다.

제2 추모비 사업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쿠르트 투터가 20년 동안 추진해왔다.

어린 시절 누이와 함께 수용소를 탈출한 그는 벨기에까지 달아났고 현지 주민이 은신처를 제공해줘 살아남을 수 있었다.

추모비 건립 비용 조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쿠르츠 총리를 설득해 지원을 받아냈다.

현지 APA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정부는 전체 530만 유로(한화 68억원)의 비용 중 450만 유로(한화 58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쿠르츠 총리는 "더 늦기 전에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지배하던 때 숨진 6만6천 명 유대인과 어두웠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1938년 3월 12일 히틀러의 제3 제국에 병합된 역사가 있다. 히틀러는 병합 사흘 뒤 군중의 환호 속에 빈에 입성했다.

한편 이달 20∼21일 빈에서는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이스라엘의 정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반유대주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콘퍼런스가 열린다. 이스라엘에서는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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