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로맥, 인천상륙작전서 대포 두 방…"문학서 뛰는 게 행운"(종합)

입력 2018-11-07 22:43
SK 로맥, 인천상륙작전서 대포 두 방…"문학서 뛰는 게 행운"(종합)

KS 3차전 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맹활약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SK 와이번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3)이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로맥아더'다.

한국전쟁에서 유엔군 사령관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더글러스 맥아더의 이름을 딴 이 별명은 인천 연고 프로팀 외국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로맥은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으로 돌아온 7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대포 두 방을 터트리며 인천상륙작전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SK는 로맥의 홈런 두 방과 이재원의 쐐기 투런포를 묶어 두산을 7-2로 제압,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다.

로맥은 1, 2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에서 홈런 없이 7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3차전에서 타점 기회는 일찍 찾아왔다. SK는 1회말 무사 1, 2루 선취 득점 기회를 잡았다.

최정이 삼진 아웃으로 물러난 뒤 타석에 들어간 로맥은 두산 선발 이용찬의 밋밋한 높은 직구 실투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새까만 인천 하늘을 가르고 좌중간 관중석 상단에 떨어졌다.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이다.

로맥은 불과 5일 전에도 이곳에서 결정적인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그는 0-3으로 끌려가던 6회말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동점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스스로 "야구 인생 최고의 홈런"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SK는 로맥의 홈런을 시작으로 타선이 폭죽같이 터져 넥센을 11-10으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타격감이 물오른 로맥은 홈런 한 방에 만족하지 않았다.

4-2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그는 박치국의 초구 직구를 때려 이번에는 가운데 담을 넘겼다.

SK의 승리를 확정한 한 방이었다.

로맥은 역대 12번째로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홈런(2개)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2000년 11월 7일 수원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홈런 2개를 때린 톰 퀸란(현대 유니콘스) 이후 두 번째다.

로맥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빛났다.

경기 초반 유격수 김성현의 송구를 어려운 자세로 척척 받아내며 아웃 카운트를 쌓았다.

3타수 2안타 2홈런 1볼넷 4타점을 올린 로맥은 3차전 데일리 MVP에 뽑혔다. 상금은 100만원이다.

경기 후 로맥은 "2차전에서 두산이 이겼기 때문에 홈으로 돌아온 뒤 좋은 흐름을 되찾으려 노력했다"며 "켈리가 잘 던진 덕분에 경기가 전체적으로 잘 풀렸다"고 말했다.

인천으로 돌아오자마자 인상적인 홈런을 터트린 비결로는 "뜨거운 응원 열기 속에 문학에서 경기를 뛰는 게 행운이라 생각한다"면서 "팬 응원 덕분"이라고 했다.

로맥은 한동민과 홈런이 터지면 점프해 서로의 오른 팔뚝을 부딪치는 강력한 세리머니를 한다.

로맥은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기억은 안 난다"면서 "한동민이 홈런치고 들어갈 때는 혹시라도 다칠까 봐 팔을 뒤로 조금 뺀다"며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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