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아이콘' 바튼 "2% 인재가 조직 변혁 주도"
"고성과자·저성과자 차이 더 벌어져…수평적 조직으로 재설계해야"
'인재로 승리하라' 출간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세계 최대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인 도미니크 바튼 전 회장은 7일 "모든 기업이나 조직이 변화·변혁을 통해 성과를 달성하는데, 이것을 조직 내 2% 인재들이 견인하고 주도한다"고 말했다.
바튼 전 회장은 이날 시내 플라자호텔에서 저서 '인재로 승리하라'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어 "나머지 98% 조직원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2%가 조직을 책임지고 역량을 주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2%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조직의 중간급 인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튼 전 회장은 소수 인재의 비중이 커지는 배경으로 자동화,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변혁적인 시대에 살고 있고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인재가 더욱 중요해졌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인재가 가져다주는 수익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면서 "조직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튼 전 회장은 조직 혁신을 이끄는 조직원 2%의 직급에 대해 "고위직이 아니다. N-3(3급) 정도에 해당하는 보직"이라고 했다. 맥킨지 관계자에 따르면 'N-3'는 시니어 팀장급 또는 초급 임원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는 또 기업을 비롯한 조직들이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헤쳐가기 위해 가져야 할 세 가지 사고구조로 글로벌, 성장 중심, 서열주의 타파를 제시했다.
특히 "산업화 시대부터 있었던 서열 위주 모델은 끝났다"면서 "사람들에 내재한 가능성을 끌어내야 한다. 어린 나이라도 책임성과 주도성을 갖고 일을 해결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튼 전 회장은 젊은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일 자체가 종착점이 아니다(Work is not the end game)"라며 "젊은 인재들은 이전과 다르다. 우리는 일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튼 전 회장은 미래 세대 교육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앞으로는 단순히 지식을 많이 습득하는 것보다 협업하고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또 학교에서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어릴 때부터 현장에서 일하며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키워야 한다"면서 "내가 뭘 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팀워크를 발휘하고 사고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바튼 전 회장은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맥킨지 회장을 세 차례 연임하면서 회사를 확고한 업계 1위로 성장시켰다.
그는 한국에서 본 뛰어난 경영자로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통합을 주도한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을 꼽았다. 외환 위기 당시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던 바튼 전 회장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당시 구조조정 컨설팅에 참여했다.
바튼 전 회장이 램 차란, 데니스 캐리와 공저한 '인재로 승리하라(휴넷 행복한북클럽 펴냄)'는 기업과 조직을 인재가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꾸는 방법을 제시했다. 글로벌 기업 수백 곳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인재 중심 경영 원칙을 설명한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추천사에서 "많은 CEO가 인재의 중요성에 공감해도 막상 인재를 배치하고 관리할 때 현실적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책은 이러한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서유라·정유선 옮김. 256쪽.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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