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칼' 中 중앙기율위, 금융기관도 장악한다
은행·보험사 등에 요원 상주…"중앙정부, 금융기관 영향력 커질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무소불위의 감찰 기관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대 권력기반이기도 한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 확고한 장악력을 갖게 됐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의 최측근인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국유 금융기관에 중앙기율위 요원을 상주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앙기율위 요원이 상주할 금융기관에는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등의 대형 은행과 중국인민보험, 중국생명보험 등의 대형 보험사가 포함된다.
자오러지 서기는 "이번 조치는 금융기관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과 같다"며 "이들 기관과 그 최고 경영진을 상시로 감시해 대형 금융기관의 부패와 악습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껏 대형 금융기관은 자체 감사 부서 등을 통해 임직원의 부패 등을 감시하고 그 결과를 중앙기율위에 보고했다.
하지만 이제 중앙기율위 요원이 대형 금융기관에 상주하게 됨에 따라, 이들 기관은 중국 공산당의 직접적인 감시망에 들어가게 됐다.
전문가들은 중앙기율위의 위상에 비춰볼 때 이번 조치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중앙기율위는 중국 공산당의 감찰 기관으로, 시 주석은 중앙기율위를 앞세운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 운동으로 정적들을 제거하고 절대권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현행법상으로는 국가감찰위원회가 중국의 최고 사정 기구이다.
하지만 국가감찰위를 이끄는 양샤오두(楊曉渡) 주임이 중앙기율위 부서기로서 자오러지 서기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는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최고 사정 기구는 중앙기율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무소불위'의 감찰 기관 요원이 상주한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한층 죄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왕장위 싱가포르국립대학 교수는 "중앙기율위 요원의 상주로 베이징(중앙정부)은 이제 국유 금융기관들을 더욱 잘 통제할 수 있게 됐으며, 이들 기관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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