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前남친 모두 검찰로…전 남친 '몰카' 혐의도 추가
전 남친, 상해 입히고 영상으로 협박…"지인 불러 무릎 꿇려라" 강요
휴대폰서 몰래 찍은 구씨 사진 발견…구하라는 상해 혐의 적용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경찰이 가수 카라 멤버 구하라(27) 씨와 전 남자친구 최종범(27) 씨의 쌍방폭행 및 영상 유포협박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두 사람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최씨는 구씨와 찍은 영상을 유포하지는 않았지만, 구씨 몰래 구씨의 사진을 찍은 사실이 새로 확인돼 성폭력처벌법 혐의도 적용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씨는 상해·협박·강요·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씨는 상해 혐의로 검찰에 이번 주 내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9월 13일 새벽 1시께 서로 폭행하는 과정에서 구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구씨는 경추 염좌, 안면부 및 하퇴부 좌상·염좌 등 진단을 받은 정형외과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또 최씨는 쌍방폭행 후 구씨 집을 나서면서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 디스패치에 제보하겠다"고 예고한 다음, 같은 날 새벽 1시 26분께 디스패치에 '구하라 제보 드린다'고 메일을 보내고, 새벽 2시 4분과 23분에 구씨에게 과거 함께 찍은 사적인 영상을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일련의 이런 과정이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구씨는 첫 번째 영상을 전송받고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최씨 앞에 무릎을 꿇고 빌기도 했다.
최씨는 영상을 보낸 뒤 "어제 같이 밥 먹었다는 연예 관계자 A씨랑 네 소속사 대표를 불러서 내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구씨는 두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고, A씨와 통화에 성공해 자신의 집으로 오도록 부탁했다. 그 사이에 최씨는 떠났다.
경찰은 최씨의 이런 행위가 앞선 협박에 이어 구씨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이후 최씨의 112신고로 이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쌍방폭행 사실만 알려졌으나, 9월 27일 구씨 측이 "최씨가 과거 함께 찍었던 영상을 전송하며 협박했다"고 추가 고소하면서 영상 유포협박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10월 2일 최씨 자택과 자동차·직장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했고, 디지털포렌식으로 복구해 분석했다.
구씨 측은 추가 고소 당시 최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영상 유포 혐의로 고소했지만, 최씨가 다른 사람이나 온라인에 영상을 유포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최씨가 구씨 동의 없이 구씨를 촬영했던 사진이 있었던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최씨에게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 이용촬영 혐의도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아울러 경찰은 두 사람이 쌍방폭행을 벌이기 약 한 달 전에도 크게 다퉜고, 이 과정에서 최씨가 구씨 집 문을 주먹으로 부순 사실을 확인해 그를 재물손괴 혐의로도 입건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24일 법원은 "구속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영장을 재신청하지는 않았다.
한편 경찰은 구씨도 최씨를 다치게 한 정도가 상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쌍방폭행 사건으로 진행되다가 구씨 측의 추가 고소로 여성대상 범죄 사건으로 전환됐다"면서 "여성대상 범죄 전담 수사관, 사이버 범죄 전담수사관, 학대전담 경찰관(APO) 등을 투입해 수사와 2차 피해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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