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교육감 뽑으면 안돼" 현수막 게시한 전직 교장 벌금형

입력 2018-11-07 10:25
수정 2018-11-07 18:05
"현 교육감 뽑으면 안돼" 현수막 게시한 전직 교장 벌금형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시 교육감 선거 9달 전에 김석준 교육감의 낙선을 호소한 현수막을 수차례 게시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박효석(51) 전 아시아공동체학교 교장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동현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교장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박씨는 학교 재직시절인 지난해 9월 부산 부산진구 번화가에서 "김석준 교육감 이런 사람을 두 번 다시 뽑아서는 안 됩니다. 설마 다음 선거에 나오실 건 아니시죠? 될 리도 없겠지만"이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부착된 화물차를 4차례 운행·주차해 불특정 다수에게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법정에서 "특정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이 아니라 교육감의 잘못된 정책 변경에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시정을 요구한 것"이라며 "설사 선거법을 위반했더라도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현수막 게시는 선거일과 9개월의 시차가 있더라도 현 교육감의 재선을 막으려는 의사와 목적이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다"며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정당행위 주장에 대해서도 "아시아공동체학교를 대표해 의견을 표명하겠다는 목적이 일부 있었더라도 선거법을 지키는 다른 후보와의 형평성을 해치고 공직 선거 과열을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씨는 교직에 있으면서 법령을 준수해야 함에도 특정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목적의 현수막을 번화가에 4차례 게시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교육청의 갑작스러운 교육정책 변경에 재정 지원이 줄어들자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지난 6월 부산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박씨는 선거가 끝난 뒤 법제처로부터 정식 학교가 아닌 부산교육청의 위탁교육시설인 아시아공동체학교에서 근무한 경력은 교육감 후보자의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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