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무장관 내정 판사 "마피아와 전쟁 팔코네판사 길 갈것"
새정부 입각 앞두고 '부패와 전쟁' 의지 밝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반부패 수사'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가 새 정부에서 법무장관으로 입각한 이후에도 '부패와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모루 판사는 전날 동료 판사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롤모델로 과거 이탈리아에서 '마피아와 전쟁'을 주도한 조반니 팔코네 판사를 들었다.
모루 판사는 "이탈리아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 작전을 주도하다가 살해된 팔코네 판사의 길을 따르고 싶다"며 법무장관에 취임한 이후에도 '부패와의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팔코네 판사는 1986∼1987년 진행된 재판을 통해 시칠리아 마피아 300여 명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는 등 '반(反)마피아 영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팔코네 판사는 1992년 5월 23일 마피아 두목의 지시로 자행된 차량 폭탄 테러로 아내, 경호원 3명과 함께 팔레르모 인근에서 암살됐다.
모루 판사는 지난 1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법무장관 제의를 받아들였다.
새 정부에서 법무부는 치안을 담당하는 다른 기관의 기능까지 흡수하면서 사회 분야의 '슈퍼 부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루 판사는 지난 2016년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에 의해 '50인 지도자' 명단에 포함됐고, 지난해 말에는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의해 '올해 세상을 바꾼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모루 판사는 본인의 부인에도 여러 차례 정계 진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올해 대선 과정에서는 한동안 대선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재선을 시도하지 않으면 모루 판사가 2022년 대선에서 유력한 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모루 판사 등이 주도한 가운데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의 부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라바 자투 수사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수사를 통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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