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법재판소 "伊, 교회에 면제해줬던 재산세 회수하라"

입력 2018-11-06 23:15
유럽사법재판소 "伊, 교회에 면제해줬던 재산세 회수하라"

"면제 세금 납부할 필요 없다"는 EU 집행위 결정 뒤집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는 교황청에 수년간 면제해줬던 재산세를 회수해야 한다고 유럽연합(EU)의 최고 법정이 판결했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6일(현지시간) 이 같은 판결을 내려 EU 집행위원회의 2012년 결정을 뒤집었다.





EU 집행위원회는 당시 교황청이 소유한 이탈리아내 건물이 면세 혜택을 받는 것은 불법이지만, 이탈리아의 불완전한 토지 등기와 세금 징수 시스템 등을 고려할 때 교회 건물들로부터 실제로 세금을 징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교황청이 면제받은 세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기관인 몬테소리와 로마에 거주하는 한 숙박업소 업주는 EU 집행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ECJ가 이 문제에 대해 판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몬테소리 등은 교회가 소유한 학교와 숙박업소들까지 재산세에 해당하는 부동산보유세(ICI)를 면제받는 것은 사실상의 불법 보조금에 해당돼 이들의 경쟁 우위로 이어지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탈리아 법에 따르면 성당과 체육관 등 종교 기관이 소유한 비영리적 목적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면세가 인정되지만 자선 목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숙박업소나 병원, 학교 등은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ECJ는 이날 판결에서 "EU 집행위원회는 불법 보조금을 최소한 부분적이라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어야 했다"며 이탈리아 정부는 교황청으로부터 미납된 세금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인 몬테소리는 이번 판결에 대해 "긴 싸움 끝에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오래전부터 교회가 소유한 부동산의 면세 혜택의 부당성을 주장해온 사회당과 급진정당도 이번 결정에 환영하며 "정부는 ICI를 회수하기 위해 어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카르도 넨치니 사회당 대표는 정부가 교황청으로부터 회수해야 할 금액이 40억 유로(약 5조1천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부동산 등기 가치에 따라 부과하던 ICI를 2012년 주택세(IMU)로 대체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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