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해진 OK저축은행 조재성 "멘탈이 강해졌어요"

입력 2018-11-06 22:36
듬직해진 OK저축은행 조재성 "멘탈이 강해졌어요"

요스바니와 함께 OK저축은행 돌풍 이끄는 주역



(안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왼손잡이 3년 차 라이트 공격수 조재성(23)은 지난 시즌 초반까지 '원포인트 서버'로 활약했다.

'2년 차 징크스'였을까. 원포인트 서버치고는 서브 범실이 잦았다. 교체 투입된 조재성의 결정적인 서브 범실로 경기를 내준 날, 석진욱 코치가 그를 따로 불렀다.

석 코치는 당근 대신 채찍을 들었다. 조재성은 "바닥까지 내려갔던 시기였다"고 했다.

그런데, 기회가 찾아왔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분위기 전환을 위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팀에 새로 합류한 마르코 보이치가 쉽게 적응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같은 포지션인 조재성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 시즌을 통해 라이트 공격수로 착실하게 경험을 쌓은 조재성은 올 시즌 더욱 거침없이 성장했다.

OK저축은행은 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삼성화재에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두고 6승 1패(승점 17)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주포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점을 수확한 가운데 조재성이 조력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조재성은 18점에 공격 성공률 68.18%를 찍었다.

요스바니의 든든한 활약 속에 조재성이 라이트 한 자리를 당당히 꿰차면서 OK저축은행은 2라운드에서도 돌풍을 이어갔다.

김세진 감독은 "조재성이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라며 "묵직하게 한쪽 날개를 책임져주는 모습이 듬직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뒤에 만난 조재성은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으로 "멘탈이 강해졌다"고 한마디로 답했다.

석 코치의 채찍 효과로 멘탈이 단련됐다는 조재성은 "이제는 코치님께서 당근도 주신다. 칭찬을 조금씩 해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코치님의 칭찬을 받기 위해서 더 잘하려고, 악착같이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마운 사람은 또 있다. 바로 마르코다. 마르코가 부진했기에 조재성에게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조재성은 "정말 고마운 선수"라며 "마르코가 없었다면 올 시즌 주전 자리는커녕 외국인 선수로 요스바니가 아니라 (라이트인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우리 팀에 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보완해야 할 점으로 블로킹을 꼽았다. "아직 타이밍도, 높이도 감을 못 잡고 있다"고 조재성은 고민을 드러냈다.

조재성은 올해 8월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출전을 앞두고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그는 "발목이 여전히 좋지 않아서 조금만 힘들면 점프가 잘 안 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처럼 배구가 재미있었던 적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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