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창 끌어낸 '보헤미안 랩소디'…싱어롱 인기
대부분 매진…다양한 연령층에 고른 호응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6일 오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의 '보헤미안 랩소디' 싱어롱 버전 상영관.
평일 낮 시간대인데도 객석 3분의 2 정도가 들어찼다.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커플부터 혼자 극장을 찾은 중장년까지 연령층은 다양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설의 록밴드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와 퀸의 독창적인 음악, 화려한 무대 등을 담은 영화다.
싱어롱(singalong) 버전은 영화 상영 중 노래가 나올 때 관객이 함께 따라부를 수 있도록 자막을 넣은 상영 방식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요청으로 상영이 성사됐다.
2014년 애니메이션 최초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도 싱어롱 버전으로 상영돼 '렛잇고'를 극장에서 떼창으로 부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스크린에는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등 관객들에게 익숙한 9개 곡이 큼직한 자막과 함께 흘러나왔다.
혼자 극장을 찾은 관객이 많은 탓인지 객석은 비교적 차분한 편이었다. 퀸의 결성 과정과 명곡 탄생 뒷이야기, 멤버 간 갈등과 화해 그리고 당대 최고 스타였지만 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는 프레디 머큐리 모습이 그려질 때 객석은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 듯 조용했다.
그러나 영화 말미 약 20분간 펼쳐지는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 장면에서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 등 신나는 명곡이 흘러나올 때는 결국 참지 못하고 발끝으로 박자를 맞추거나 고개를 흔들며 즐기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라이브 에이드(Live aid)는 1985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프리카 기아돕기 콘서트로, 7만2천명 이상이 운집한 가운데 위성중계로 전 세계 19억명 이상 시청했다.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프레디 머큐리 공연 영상이 이어지자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4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관객은 "학창시절 퀸 노래를 들으며 힘든 수험생 시절을 견뎌냈다"며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싱어롱 버전은 이날부터 9일까지 나흘간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일부 지점에서 상영된다.
특히 CGV에서는 영등포, 여의도, 용산아이파크몰 스크린X 상영관에서 선보인다. CGV 관계자는 "'싱어롱' 버전 상영관은 이미 거의 전석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이 영화의 2D 상영관 객석률은 28%지만, 스크린X 객석률은 40%에 달한다.
CGV 관계자는 "화면이 3면으로 펼쳐지는 스크린X의 경우 마치 바로 공연장 맨 앞줄에서 즐기는 듯한 느낌을 주며, 실제 공연을 능가하는 생생한 음향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CGV 영등포 싱어롱 상영관에선 '떼창'이 터져 나왔다. 이곳에서 영화를 본 관객은 "처음에는 서로 눈치를 보다가, 한두명이 따라부르자 서서히 많은 사람이 부르기 시작했다"면서 "마지막 콘서트 장면에선 다 같이 떼창을 하며 손뼉을 쳤다"고 전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 연령별로 고른 호응을 얻는다. CGV리서치센터가 지난달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관객을 분석한 결과, 20대 비중은 28.8%, 30대 26.8%, 40대 27.4%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는 12.8%로, 동기간 전체 50대 비중 8.9%보다 훨씬 높았다.
영화계 관계자는 "퀸을 모르는 20~30대는 순수한 음악영화로서 열광하고, 40대 이상은 젊은 시절 팬으로서 열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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