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그렌펠 타워 모형 불태우며 '희희낙락' 일당 5명 체포돼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메이 총리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후진국형 참사로 영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던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 사건을 희롱한 남성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6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런던경찰청은 소셜미디어에 그렌펠타워 판지모형을 불태우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올린 일당 5명을 전날 체포했다고 밝혔다.
모형이 불에 타는 장면을 지켜보던 이들은 "도와주세요", "창문으로 뛰어내려" 등 그렌펠 타워 참사 당시를 연상시키는 듯한 말을 하면서 희희낙락거리기도 했다.
이들은 1986년 제정된 공공질서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공질서법은 위협적이거나 모욕적인 말과 몸짓 등으로 고의적인 괴롭힘과 불안, 고통 등을 가할 경우에 적용된다.
특히 인종 내지 종교적 차별과 관련된 악질적인 행위에는 최장 2년의 징역이나 벌금 등이 부과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24층짜리 런던 공공 임대아파트 그렌펠 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해 모두 72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밤중에 발생한 화재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사용한 가연성 외장재가 불쏘시개로 작용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동영상이 공개되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는 등 영국 사회의 큰 분노를 불러왔다.
캠페인 그룹 '그렌펠을 위한 정의'의 모이라 새뮤얼스는 "상처받은 이들에 대한 역겨운 공격"이라며 "지금 영국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1605년 발생한 '가이 포크스 화약음모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1월 5일 밤 '본 파이어 나이트' 행사를 열고 있다.
이날은 집집이 정원 등에서 모닥불을 밝히고 불꽃놀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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