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트레아 제재 9년만에 풀리나…"유엔안보리 내주 표결"

입력 2018-11-06 18:06
에리트레아 제재 9년만에 풀리나…"유엔안보리 내주 표결"

에티오피아 주도 북동아프리카 화해 분위기 반영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유엔(UN)이 다음주 아프리카 북동부 에리트레아에 대한 제재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는 14일 에리트레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결의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AP 통신이 입수한 결의안 초안은 유엔이 에리트레아에 대한 무기금수, 여행금지,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해제하도록 했다.

또 초안은 유엔이 에리트레아와 이웃국가 지부티에 국경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계속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유엔은 2009년 에리트레아가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를 돕는다는 이유로 제재를 내렸다.



이번 결의안이 시행되려면 유엔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상임이사국 5개국에서 반대표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유엔이 9년 만에 제재 해제를 검토하는 것은 에리트레아에 불고 있는 '화해의 바람' 덕분이다.

이탈리아의 식민지였던 에리트레아는 1952년 에티오피아에 합병된 뒤 30년에 걸친 투쟁 끝에 1993년 독립을 선포했지만 1998∼2000년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국경전쟁으로 7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다 올해 4월 에티오피아에 개혁적인 지도자 아비 아흐메드(42) 총리가 취임한 뒤 화해의 손을 내밀면서 양국관계는 빠르게 발전했다.

지난 7월 아흐메드 총리와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종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고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에리트레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청했다.

아울러 오스만 살레 에리트레아 외무장관은 지난 9월 지부티를 방문해 화해 행보에 나섰다.

에리트레아와 지부티는 국경 문제로 대립하다가 2010년 카타르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맺었지만, 그동안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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