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한열 학술제' 열린다…기념사업회·연세대 매년 개최

입력 2018-11-07 07:30
첫 '이한열 학술제' 열린다…기념사업회·연세대 매년 개최

"30주기 지나 본격 연구 필요…기억 넘어 학술적 정리 차원"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30여 년 전 민주화에 목숨을 바친 청년 이한열(1966-1987) 열사의 삶과 그의 영향을 학술적으로 다루는 행사가 올해부터 매년 열린다.

7일 이한열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에 따르면 사업회와 연세대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오는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경영대 강의실에서 '이한열과 1987년 6월항쟁'을 주제로 제1회 이한열학술제를 개최한다.

가톨릭대에서 강의하는 김상숙 박사와 김대중도서관장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발제를 맡고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 조성대 한신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그간 여러 단체, 학회 등이 1987년 6월항쟁이나 이한열을 학술적으로 다룬 적은 있었지만, 그의 이름을 딴 학술제를 개최하고 이를 정례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한열기념관 이경란 관장은 "지금껏 문화제, 전시회 등 문화적 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런 작업도 학술적 기반이 있어야 한다"며 "저희야 기억에 의지해서 문화제 등을 열 수 있지만, 후대에는 어떤 준거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 관장은 "현대사라 할지라도 30년 이내의 일은 연관된 사람들이 생존해 있다는 등의 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고들 한다"며 "지난해가 이한열 30주기였으니 이제 1987년 6월에 대한 이한열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때"라고 덧붙였다.



올해 제1회 학술제는 '1987년 6월의 이한열'을 놓고 미시사적 접근과 객관적 관찰을 동시에 시도한다.

김상숙 박사가 이한열과 함께 활동한 이들, 그의 뜻을 이어받아 활동해온 사람들을 인터뷰해 이한열의 삶과 정신을 구체적으로 톺아본다.

박명림 교수는 이한열과 1987년 6월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맡았다.

6월항쟁 당시 연세대 교수로 재직했고 "이한열의 죽음이 내 삶을 바꿔놨다"고 말하는 오세철 명예교수, 연세대 85학번으로 1987년 6월의 한복판에 섰던 조성대 교수는 이한열을 가까이서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토론을 펼친다.

이 관장은 "원래는 여러 가지 논의를 다루려고 했는데 첫 학술제인 만큼 1987년으로 한정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1987년의 청년과 지금의 청년 비교 고찰, 이한열이 고민했던 노동·빈민·통일 문제 등으로 주제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학술제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가을에 열릴 예정이다.

이 관장은 "(이한열이 최루탄에 맞은) 6월부터 기일인 7월 5일까지 매년 6∼7월에 관련 행사 대부분이 집중된다"며 "가을쯤엔 이한열을 차분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86학번인 이한열은 전국 22개 도시에서 벌어질 예정이던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하루 앞둔 1987년 6월 9일 연세대 앞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직격으로 맞아 쓰러졌다.

이를 지켜본 시민이 분노했고 '넥타이 부대'가 조직돼 회사원까지 도로로 나서는 등 이한열 사건은 6월 민주항쟁이 전국민적 민주화운동으로 번지게 하는 도화선이 됐다. 이한열은 피격 26일 뒤인 7월 5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졌다.

연세대는 김용학 총장이 회장을 맡은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올해 초 발족해 이한열을 공식적으로 기리고 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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