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숨진 여아, 엄마와 바닷가 내려간 뒤 안 올라와(종합2보)
숙소 욕실엔 번개탄 흔적 남기고 이틀 숙박 후 홀연 떠나
여아 시신 부검결과 '익사자 전형적 외형'…엄마 수색 중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백나용 기자 = 제주 여아 사망사건 관련, 여아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들 모녀의 제주 행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숨진 채 발견된 A(3·경기)양과 A양의 엄마 B(33·〃)씨가 제주에 온 후 머물던 숙소에서 번개탄을 피운 흔적을 발견했다.
또 행적 중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난 2일 새벽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계단을 통해 바닷가로 내려가는 장면이 확인됐다.
이들 모녀는 지난달 31일 김포공항에서 오후 8시 36분께 출발해 항공편으로 한 시간 뒤 제주에 도착했다.
이후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 삼도동의 한 숙소로 이동했다.
경찰은 B씨가 숙소에 2박을 하는 도중 욕실에서 번개탄을 피웠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 내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일 오후 B씨가 숙소 근처 마트에서 번개탄과 우유, 컵라면, 부탄가스, 라이터 등을 산 것을 확인했다.
지난 2일 오전 2시 31분께에는 B씨가 딸을 데리고 숙소를 나와 다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모텔 주인은 "퇴실하겠다는 말없이 이들이 떠났다"면서 "짐은 모두 모텔에 두고 갔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10분도 채 안 된 오전 2시 38분께 이들 모녀는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내렸다.
용담 해안도로에 도착한 B씨는 오전 2시 47분께 도로에서 바닷가 쪽으로 난 계단 아래로 딸과 함께 내려갔다.
이 모습은 도로 건너편 상가 CCTV에 잡혔다.
모녀가 바다 쪽으로 내려갔으나 이후 다시 도로 위로 올라오는 모습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내린 곳은 A양이 숨진 채 발견된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가와는 직선거리로 15㎞가량 떨어져 있다.
A양은 앞서 지난 4일 오후 6시 36분께 신엄리 해안가 갯바위에서 숨진 채 낚시객에 의해 발견됐다.
A양은 지난 1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실종 신고된 B씨의 딸로, 같은 날 파주경찰서는 모녀가 김포공항으로 이동한 경로를 파악하고 제주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A양은 엄마·조부모와 함께 경기도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숨진 A양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통해 폐 상태를 봤을 때 익사자의 전형적인 외형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시간은 경찰이 추정하는 실종 시간대와 비슷해 지난 4일로부터 48시간 전인 2일께 사망한 것으로 부검의는 추정했다.
경찰과 해경은 현재 실종 상태인 엄마 B씨를 찾기 위해 여아 시신 발견 지점과 용담동 주변 바다를 중심으로 해상에 연안구조정 등 선박 2척과 50여명을 동원, 수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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