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비욘세 김소니아·요정 신지현…'이제는 실력으로'
올스타전 공연으로 강렬한 인상 '올해는 실력으로 인정받을래요'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기량보다 외모로 팬들의 관심을 더 많이 끌었던 선수들이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 코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아산 우리은행의 김소니아(25·178㎝)와 부천 KEB하나은행 신지현(23·174㎝)이다.
둘은 빼어난 외모로 데뷔 때부터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올스타전에서 인상적인 공연 솜씨도 선보인 선수들이다.
공교롭게 한동안 공백기가 있었다가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코트에 돌아왔다는 점도 비슷하다.
농구 기량으로 팬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다가 올해 첫 경기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공통점이다.
김소니아는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다.
2012-2013시즌부터 우리은행에서 뛰었으나 2년간 9경기밖에 나오지 못했고 평균 기록도 2.1점에 1.4리바운드로 보잘것없었다.
2013-2014시즌 올스타전에 댄스 공연을 펼쳐 '코트의 비욘세'라는 별명을 남긴 것이 유일한 소득일 정도였다.
이후 루마니아로 돌아갔던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 다시 국내 무대로 돌아왔고 3일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한 첫 경기에서 리바운드 9개를 잡아내며 제 몫을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은혜, 박태은, 홍보람 등 지난 시즌까지 벤치 멤버로 맹활약한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져 고민이 깊었던 우리은행은 김소니아의 궂은일에 일단 가능성을 찾은 분위기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득점은 없었지만 리바운드를 9개나 잡아줘서 큰 보탬이 됐다"고 김소니아의 이번 시즌 활약을 기대했다.
신지현은 선일여고 시절 유망주로 각광받은 선수였으나 이후 부상 때문에 2015-2016시즌과 2016-2017시즌 등 2년을 통째로 쉬었다.
2013년 1월 중고연맹전에서 한 경기 61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탁월한 득점력을 가진 신지현은 그해 11월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데뷔 시즌 신인상까지 받은 신지현은 2015년 올스타전에는 중부선발 팬 투표 1위를 차지한데다 노래 솜씨도 선보이며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그해 9월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았고 2년을 쉬고 나서 지난 시즌 코트에 돌아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17경기에만 나와 경기당 2.9점에 1.5어시스트로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다치기 전인 2014-2015시즌 5점, 2.7어시스트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였다.
신지현은 일단 올해 첫 경기였던 5일 OK저축은행을 상대로 10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재기 가능성을 보였다.
신지현이 한 경기에서 10점 이상 넣은 것은 2015년 2월 우리은행 전 11점 이후 이번이 3년 9개월 만이었다.
이환우 하나은행 감독은 "조금 더 경기에 적극성을 띠고 한다면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소니아는 첫 경기 득점이 없었고, 신지현은 팀이 패하는 바람에 아직 완벽한 '컴백 퀸'의 모습에는 이르지 못했다.
올스타전 특별 공연의 주인공이었던 이들이 이번 시즌에는 농구 실력으로 다시 팬들 앞에 서려고 한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