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전대통령, 부패수사 담당판사 입각 앞두고 석방청원

입력 2018-11-06 02:25
브라질 룰라 전대통령, 부패수사 담당판사 입각 앞두고 석방청원

룰라 변호인단 "불공정한 재판, 대선 이후 정치적 행보" 지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부패혐의로 수감된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통해 연방대법원에 석방을 청원했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부패수사를 담당해온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가 새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맡기로 하면서 재판이 유지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70여 페이지에 달하는 청원서를 통해 소송 과정 전체를 중단하고 룰라 전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룰라 석방 청원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변호인단은 또 모루 판사가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했으며, 대선 이후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는 모루 판사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법무장관 지명을 영광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밝힌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앞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난달 29일 TV 방송 회견을 통해 모루 판사 중용 의사를 밝히면서 "모루 판사는 부패 척결을 위해 훌륭한 협력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루 판사는 지난 1일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보우소나루 당선인을 만나 법무장관 제의를 받아들이고 성명을 통해 부패와 조직범죄 척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좌파 노동자당(PT)은 보우소나루 당선인과 모루 판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모루 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를 막아 보우소나루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가로 장관이 됐다"며 모루 판사가 부패수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모루 판사는 지난 2016년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에 의해 '50인 지도자' 명단에 포함됐고, 지난해 말에는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의해 '올해 세상을 바꾼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올해 대선 과정에서 대선주자로 거론되기도 했으며, 앞으로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측근들은 "보우소나루가 재선을 시도하지 않으면 모루 판사가 2022년 대선에서 유력한 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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