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에 누운 '영원한 스타' 신성일…이틀째 조문 발걸음(종합)

입력 2018-11-05 22:24
수정 2018-11-05 23:00
관에 누운 '영원한 스타' 신성일…이틀째 조문 발걸음(종합)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4일 새벽 타계한 '국민배우' 신성일의 장례 이틀째인 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린 빈소는 그를 추모하려는 각계 인사와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 오전에는 고인의 입관식이 치러졌다. 입관식은 부인 엄앵란을 비롯한 유족과 친척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불교식으로 진행됐다.

입관식을 마친 엄앵란은 "그냥 인생은 연기다. 스님께 법문을 들었는데 그 말이 꼭 맞다"며 "연기로 왔다가 연기로 떠서 돌아다니다가 나하고도 다시 연기로 만날 것"이라는 말로 남편을 배웅했다.

이어 "상상 이상으로 많은 분이 오셨다. 그래서 내가 외롭지 않고 신이 난다"며 "이런 것을 보면 경아(고인의 장녀) 아버지가 그래도 인심은 안 잃고 잘 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고령 현역 방송인인 송해(91)는 오전 10시 20분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송해는 고인에게 "우리나라서 영화 하면 제약도 많고 삭제도 많이 당하고, 검열도 많이 하는데 거기선 그런 거 없다. 뜻대로 제작해서 우리 세상에 많이 보내달라"며 "거기서도 영화로 오가고 활동 많이 하기 바란다"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고인의 대표작인 '별들의 고향'을 연출한 이장호 감독은 "성일이 형은 세상에 안 계시지만 형이 출연한 많은 영화가 살아있다"며 "그것을 사랑할 수 있어서 고맙고, 형이 편안히 영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형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참 멍했는데 성일이 형 본명이 생각이 안 났다"며 "신성일은 신상옥 감독이 지어준 예명인데 형은 결국 '신성일로 세상에 나왔고 신성일로 돌아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본명은 강신영이었으나 고(故) 신상옥 감독이 '뉴 스타 넘버원'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어준 예명 '신성일'을 주로 사용했다. 이후 본명을 표기해야 하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앞두고 예명을 살려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고인의 목소리 더빙을 주로 한 배우 양택조도 빈소를 찾았다.

양택조는 "성일이 형이 건방지게 먼저 갔다. 나도 이제 여든이니 뒤쫓아 가겠다. 저세상에서 만납시다"라며 고인을 기렸다.

그는 "사실 형수를 생각하면 좀 마땅치가 않다. 좀 건전하게 살지 않았다. 내가 한 대 때려줬으면 좋겠다"면서도 "형의 인생 자체야 굳이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영화 그 자체고, 멋진 삶을 살았다"고 덧붙였다.







장례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이덕화는 "신 감독님 영화사에서 제작한 영화에도 출연했고 연이 많다"며 "신 감독님은 젊은 배우의 로망이었고 신 감독님 덕분에 배우 지망생들이 많이 늘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신 감독님을 보니 속이 다 울컥했다"며 "아쉽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영원한 배우로 남아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장미희·태현실·이보희·나영희·김창숙 등 고인과 활동을 함께한 여배우들도 대거 빈소를 찾았다.

나영희는 "건강해 보였고 작품도 한다고 굉장히 파이팅했는데 너무 의외였다"며 "이제 편안히 쉬길 바라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고인과 다수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창숙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스타로서 잘 사신 분"이라며 "그분과 같이 영화를 했다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전원주는 "엄앵란 선배가 대학 선배고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사이"라며 "엄 선배 보러 왔다. 가신 분은 안타깝지만, 우리 엄 선배가 건강하게 100세까지 장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배우 이영애·강석우·이상용·이정섭·전무송·김형일·조형기 등이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고인이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 그의 조카인 까닭에 정치권 인사도 대거 빈소를 찾았다.

고인은 영화계 성공을 발판으로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두 번 고배를 마시고 삼수 끝에 지난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한나라당 총재 시절 고인과 의정활동을 함께 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오후 1시 55분께 빈소를 방문해 10분가량 머물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전 대표는 "고인을 보면 천의무봉(天衣無縫·성격이나 언동이 매우 자연스러워 꾸민 데가 없음)이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정말 꾸밈과 거짓이 없고 좋은 분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김 비대위원장은 "고인은 우리 한국당 의원으로서 또 대구지역 고향의 의원으로서 활동을 많이 하셨다"며 "당연히 찾아뵙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유승민 의원은 고인의 지역구였던 대구 동구에서 17대부터 현 20대 국회까지 네 번 연속 당선됐다.

유 의원은 "제가 국회의원을 하기 전부터 고인과 엄 여사께서 제 부모님과 친분이 있었다"며 "제가 대학 다닐 때도 고인을 몇 번 뵌 적이 있고, 최근 영천에 사셨으니 동대구역에서도 가끔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자유롭게 사시면서 문화계에 큰 발자국을 남긴 분"이라며 "더 사시면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가셔서 가슴이 아팠다. 명복을 빌고 편안하게 영면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한국당 나경원·주호영 의원,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 무소속 서청원 의원,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성향의 정치인이 대거 빈소를 찾은 가운데 진보성향의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고인에 대해 "그 자체가 영화인 분이고 저에게도 많은 사랑을 줬다"며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해탈한 도사 같은 분이었다"고 평했다.

이어 "제가 아내상을 당했을 때 당신은 생각하지 않고 조의를 표해와 깜짝 놀랐다"며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아내를 만나 안부나 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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