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평화의 길' 출범…"남북 하나되는 길 함께 걷자"
이사장 맡은 명진 스님 "평화라는 말 쓰지 않을 만큼 평화로운 세상 되길"
오는 25일 '걸어서 개성공단 가자' 걷기 운동 추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한반도 평화 통일에 기여할 대중 참여 단체를 지향하는 시민단체가 새로 출범했다.
사단법인 평화의 길(path to peace)은 이날 오후 7시 서울시민청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평화의 길은 창립 선언문에서 "평화의 길은 이 땅에서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고,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조직"이라며 "내 마음의 평화를 성찰하고, 우리 이웃의 평화를 위해 연대하겠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걷고 또 걷겠다"고 밝혔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한국진보연대,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6·15 남측언론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평화의 길 이사장은 명진 스님이 맡았다.
올해 6월부터 준비위원장을 맡아 출범을 준비해온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과 김기석 성공회대 총장, 김윤길 불교아카데미 원장, 박민수 은혜공동체 담임목사, 박창일 신부 등 11명은 이사로 참여한다.
명진 스님은 창립총회 1부 행사에서 "평화롭지 않기 때문에 평화라는 말을 쓴다"며 "평화의 길이라는 단체가 없어지고, 평화라는 말을 쓸 필요도 없을 만큼 평화로운 세상이 하루빨리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의 길은 이날 남북협력사업, 나눔지원사업, 국제연대사업, 수행실천사업 등 4대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이 단체는 또한, 개성공단, 금강산, 백두대간 등을 목적지로 '3대 걷기 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걷기 운동의 첫 번째로 오는 25일 남북 당국과 유엔군사령부의 승인·협조를 통해 '걸어서 개성공단 가자' 행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방송인 김미화 씨가 진행을 맡은 2부 행사에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한국 사회의 평화가 북한의 평화로 이어지고,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공동 번영으로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박원순 시장은 이날 총회에 참석해 '평화의 길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명진 스님과 대화를 나눴다.
문 특보는 북미 관계의 전망을 묻는 말에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을 다룬 방법은 국제법을 어기면 벌을 준다는 '죄와 벌'의 형식이었다"며 "이제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한의 잘한 행동에는 그에 상당하는 면제 등을 해줌으로써 상황이 쉽게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남북 평화 통일을 위한 서울시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로 실제 관계가 깊어지려면 중앙 정부 외에 지방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2032년 하계 올림픽을 공동 개최하려고 하는데 성사된다면 어마어마한 역사적 의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시장과 문 특보, 명진 스님은 행사 마지막 순서인 '평화의 솟대' 퍼포먼스에서 고깔을 쓰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부르며 평화 통일을 위한 약속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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