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의원, 공공장소서 니캅 금지 법안 제출

입력 2018-11-05 18:24
수정 2018-11-05 21:35
이집트 의원, 공공장소서 니캅 금지 법안 제출

알제리 이어 니캅 금지 추진…"테러에 악용돼"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중동의 이슬람국가 이집트에서 여성이 얼굴을 가리는 복장인 '니캅'을 공공장소에서 금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간) 알아흐람 등 이집트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국회의원 무함마드 아부 하메드는 전날 기자들에게 공공장소, 정부 기관, 병원, 학교 등에서 니캅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 초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아부 하메드는 "프랑스뿐 아니라 이슬람국가 튀니지와 알제리도 공공장소에서 니캅을 금지한다"며 "니캅은 이슬람 율법(샤리아)의 한 부분이 아니다. 극단주의 단체들이 테러를 감행하려고 니캅을 착용한 여성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집트 의원인 가다 아가미도 최근 공공장소에서 니캅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의회 내 외교위원회 부위원장인 아가미 의원은 니캅이 최근 몇 년간 이집트에서 폭력을 선동하는 근원이 됐다며 이집트 정부도 알제리처럼 직장 등에서 니캅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가미 의원이 마련한 법안 초안은 니캅 금지를 어길 경우 벌금 1천 이집트파운드(약 6만2천원)를 부과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달 알제리 정부는 직장에서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여성의 니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 중 하나인 니캅은 눈만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가리개'를 가리킨다.

보수적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많이 착용하고 이집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반면 프랑스, 덴마크, 벨기에, 불가리아 등의 유럽 국가들은 공공장소에서 니캅 착용을 금지한다.

이집트에서도 니캅 금지 법안이 발의되면서 의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에서는 니캅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진 적이 있다. 2015년 9월 이집트 명문대학인 카이로대가 강의실에서 여성 교수나 강사의 니캅 착용을 금지했을 때 일부 보수 이슬람학자와 학생들은 종교적 차별을 이유로 반발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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