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이번엔 로힝야 난민촌에 총격…송환 막으려 했나
난민 소년 1명 부상…방글라, 곧 항의서한 발송키로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머무는 로힝야족 난민 소년이 미얀마 측 국경초소에서 발사된 총탄에 맞아 부상했다.
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발루칼리 난민 수용소에서 로힝야족 난민 소년 누룰 이슬람(15)군이 총상을 입었다.
방글라데시 국경수비대(BGB) 대변인인 이크발 아메드 소령은 "미얀마 국경초소로부터 17발의 총탄이 날아들었다. 총탄 가운데 한 발이 소에게 풀을 뜯기던 누룰의 팔꿈치에 상처를 냈다. 그는 아주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국경수비대는 미얀마 측에 정식으로 항의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날 총격의 구체적인 경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방글라데시 관리는 이달 중순께 시작될 로힝야족 난민 송환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방글라데시의 한 관리는 "다음 주 시작될 예정인 로힝야 난민 송환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며 "그것이 아니라면 왜 미얀마 군인들이 방글라데시 영토에 총을 쏘겠는가. 난민과 유엔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의 난민촌은 10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머무는 세계 최대 난민 수용소다.
이곳에 머무는 난민 가운데 70만 명 가량은 지난해 8월 미얀마군이 반군 토벌을 빌미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국경을 넘어 도피한 사람들이다.
양국은 이들 난민을 2년 안에 미얀마로 돌려보내기로 합의하고 지난 1월 본격적인 송환을 시작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난민들이 시민권 및 신변안전 보장 없는 본국행을 거부하면서 송환 시기가 계속 늦춰졌다.
이런 가운데 양국은 지난달 30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실무협의를 하고 오는 15일부터 난민 송환을 개시하기로 재차 합의했다. 1차 송환 대상자는 미얀마 내 거주 사실이 확인된 2천260명이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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