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일 중간선거…'트럼프 vs 反트럼프' 정면승부 펼친다(종합)
트럼프 '정치운명' 시험대 올라…트럼프-오바마, 직접 출격해 유세 총력전
민주당 우위속 공화당의 격차 좁아져…막판 판세 요동 속 결과 예측 난망
'블루 웨이브' 어디까지 불까…'샤이 트럼프' 위력 재연 여부도 주목
제2차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정책 영향 주목…막판 지지층 결집력이 관건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미국의 11·6일 중간선거가 5일(현지시간)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첫 임기 전반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 주지사 50 자리 중 36 자리가 각각 새로 선출된다.
미 전역에서 동시에 실시되는 이번 투표는 주(洲)에 따라 오전 5시에서부터 8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서 10시에 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에 따라 집권여당인 공화당의 상·하원 독식 체제의 유지 여부가 결정된다. 이는 의회 권력의 재편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후반기의 국정운영과 차기 대선 구도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 반(反) 트럼프' 구도로 전개된 이번 선거의 성적표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운영 드라이브가 탄력을 받느냐 아니면 제동이 걸리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재선가도'와도 맞물리면서 향후 '정치적 운명'이 중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공화·민주 양당은 제각기 지지층 결집에 나서며 사활을 건 일전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반 이민 정책 등을 전면에 내세워 전선 구축을 시도하는 한편으로 감세와 보호무역주의를 바탕으로 한 '트럼프노믹스'(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가 전례없는 호황을 가져왔다는 점을 부각하며 막판 총력전을 펴왔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내치와 국제관계 모두 기존의 질서를 허물어뜨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 국정운영이 국론 분열을 초래하고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며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특히 반(反)트럼프 진영 유력인사들을 겨냥한 '폭발물 소포' 배달사건,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 사건 등 잇따른 '증오범죄'가 돌출 변수로 떠오르면서 막판 판세의 유동성을 키우고 있다.
유세 현장엔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직접 출격, 전·현직 대통령이 격돌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조지아, 테네시에 이어 'D-1'인 이날 오하이오, 인디애나, 미주리 등 격전지를 훑는 등 강행군을 벌였다.
그는 이날 조지아주 메이컨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조지아의 번영이 끝나는 걸 보고 싶은가? 민주당에 투표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중간선거)은 정말 중요한 선거"라며 "2016년만큼 중요하다고 하진 않겠지만,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을 겨냥하며 "그건 침략이다. 그들이 하는 말은 신경 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막판 선거 지원을 통해 트럼프 심판론 띄우기를 시도했다.
그는 이날 인디애나주 게리 집회에서 현 공화당 정부가 분열의 정치와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그는 "보다 관대한 미국"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단순한 '예스맨'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공화당의 행태에 대한 유일한 감독방법은 당신의 투표"라고 독려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다 장악한 현재의 양원 독식 구도가 유지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날개'를 달게 된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만 '접수'하더라도 미국의 보수진영의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조리 차지한 권력 구도에 균열이 생기면서 '견제와 균형'의 힘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연장 선상에서 중간선거 직후 북미고위급 회담,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각각 앞둔 가운데 북미 관계와 한반도 정책의 앞날도 이번 선거결과가 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로선 상·하원을 모두 차지한 공화당이 민주당에 하원의 주도권을 넘겨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상원은 공화당이 수성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2010년 이후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우위 유지 속에서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공화당과의 격차가 좁혀진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어 민주당의 하원 '낙승'을 낙관하기는 조심스럽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따라서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 요동치는 판세에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BC 방송과 공동으로 지난 1∼3일 적극 투표층 774명을 포함해 1천 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하원에서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50%는 민주당을, 43%는 공화당을 각각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0월 중순 같은 기관의 조사결과에 비해 그 격차가 9%포인트에서 7%포인트로 줄어든 것이다.
미 CBS 방송은 66개 경합지역을 추적 조사한 결과 하원에서 민주당이 225석을 차지, 절반(218석)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차범위는 ±13석으로, 민주당의 궤멸이나 공화당의 과반 유지도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CNN 역시 하원에서 민주당이 226석으로 다수당이 되고,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52석으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오차범위는 하원에서 민주당이 최대 59석, 상원에서 공화당이 8석으로 상당했다.
결국 '투표율'과 함께 여야 어느 쪽이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더 많이 견인하느냐가 최종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식 국정운영에 피로도를 느낀 민주당 지지층이 대거 투표장에 몰려들면서 이른바 '블루 웨이브'로 표현되는 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불지 아니면 '샤이 트럼프'로 대변돼온 '숨은 표'가 지난 대선 때에 이어 다시 한번 위력을 발휘할지가 결정적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승리가 사실상 어렵다고 인정하는 뉘앙스를 내비쳤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선거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며 기자들에게 "우리는 하원에서 잘 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 주된 관심사는 상원이다. 그리고 우리는 상원에서 정말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의 하원 장악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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