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아들 원해"…중국 부모들에 '대장부 캠프' 인기

입력 2018-11-04 12:03
"강인한 아들 원해"…중국 부모들에 '대장부 캠프' 인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아들이 여자아이처럼 클 것을 두려워하는 중국 부모들 사이에서 남자 어린이를 위한 이색 훈련 캠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대부분의 양육을 책임지고 학교에서도 여성 교사가 대부분인 까닭에 얌전하고 수줍음을 잘 타며 나약한 성격의 남자아이가 많아진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지난 9월 이를 다룬 국영 매체의 한 TV 프로그램은 중국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남자 어린이만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대장부(男子漢)'를 키워낸다는 이색 캠프가 중국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의 체육 교사였던 탕하이옌이 지난 2012년 세운 이러한 '대장부 캠프'에는 지금껏 2만 명 이상의 남자 어린이가 참가하기도 했다.

1만 위안(약 162만원)을 내면 18번의 주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캠프에 참여한 남자아이들은 서로를 '동지'라고 부르며 유대감을 다진다.

머리에 '대장부'라는 머리띠를 두른 아이들은 "누가 최고인가. 내가 최고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남자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레슬링, 모의전투, 미식축구 등 남자다움을 키워준다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러한 캠프들은 겨울에 웃통 벗고 달리기, 영하 30도 이하의 날씨에 중국 북부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산 오르기, 일주일 동안 중국 서부 사막 횡단하기 등 인내심과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부모는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낸다.

초등학생 아들을 이러한 캠프에 보냈다는 장하이웨이는 "아들은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울기만 하는 매우 나약한 성격이었는데, 캠프에 다녀온 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아서 척척 하는 성격으로 변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SCMP는 "이러한 캠프는 자녀를 너무 오냐오냐하며 키우는 중국의 양육 환경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러한 강제적인 캠프보다는 남자아이가 자신의 가정이나 학교에서 남자다움의 '롤 모델'을 찾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운 교육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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