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 "2015년에도 손가락 다치고 MVP 받았는걸요"
정규시즌 막판 오른손 부상…"100% 가까이 회복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테이핑하면서도 정수빈(28·두산 베어스)은 씩 웃었다.
"지금은 통증이 거의 없어요. 100%에 가깝습니다"라고 운을 뗀 정수빈은 "손가락 다치고 최우수선수(MVP)상도 받았는걸요"라고 말했다.
정수빈은 부상에도 밝게 웃으며 한국시리즈(KS)를 준비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수빈은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 사실 내게 이번 KS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물과도 같다"고 했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던 정수빈은 9월에 전역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26경기에서 타율 0.367(98타수 36안타), 2홈런, 23타점을 올리며 KS 엔트리 합류를 예약했다.
정수빈은 "두산 동료들 덕에 전역한 해에 KS에 나간다. 정말 영광이고,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아찔한 기억도 미소로 넘긴다. 그는 10월 13일 잠실 kt wiz전에서 주루 중 오른쪽 새끼손가락 두 번째 마디 뼛조각이 떨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정수빈은 "처음에는 놀랐다. 하지만 선수들은 부상을 당했을 때 '회복까지 얼마나 걸리겠다'라고 예상할 수 있다. KS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걸 알았다"고 떠올렸다.
실제로 정수빈은 빠르게 회복했고, 공격과 수비 모두 정상적으로 훈련을 마쳤다.
사실 그는 더 큰 위기도 극복했다.
2015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1차전에서 정수빈은 번트를 시도하다 투수 공에 왼손 검지를 맞았다.
정수빈은 "그때는 정말 당분간 경기에서 뛰지 못할 줄 알았다"고 했다. 당시 정수빈은 왼손 검지를 6바늘 꿰맸다. 2차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정수빈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타격감이 상승하고 있었다. KS까지 왔는데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KS 3차전부터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리고 KS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을 올려 KS MVP를 차지했다.
정수빈은 "생애 처음으로 지명타자로 뛰어봤다"고 웃으며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었으니, 부상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고 했다.
그는 2018년 가을에도 좋은 추억을 쌓고 싶어 한다. 정수빈은 "우리 두산 선수들이 야구를 정말 잘한다. 시리즈 초반 분위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KS 출전이라는 큰 선물을 받으면, 나도 보답해야 하지 않겠나. 최선을 다하고, KS를 즐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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