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영원히 기억할게요"…학생들 '걸림돌' 제막

입력 2018-11-02 19:58
수정 2018-11-02 23:57
"위안부 할머니, 영원히 기억할게요"…학생들 '걸림돌' 제막

"걸림돌은 세상에서 가장 진실하고 정의로운 역사가 될 것"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할머니들의 생애를 기록으로 남겨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오늘 현실이 됐다."

이화여자고등학교 등 전국 46개 학교 학생들이 학생독립운동기념일(11월 3일)을 하루 앞둔 2일 서울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기록이 담긴 동판인 '걸림돌'(stumbling block) 제막식을 열었다.

걸림돌이란 할머니들의 이름과 일본군에 끌려간 당시 나이, 장소를 기록한 동판이다. 전국의 학생들이 힘을 모아 할머니들의 기록이 담긴 동판 259개를 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화여자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박규림 부회장은 "전국 학생들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 함성이 되고, 작은 손길이 역사를 이뤄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제막식에는 70여명의 학생이 참석해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저동고등학교 2학년 변현경(17)양은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며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매고등학교 2학년 강채은(17)양 역시 "며칠 전 하점연 할머니께서 우리 곁을 떠났다"며 "진실은 절대 숨겨지지 않고 숨겨서도 안 된다. 아픈 역사의 기억도 역사에 기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일본 정부의 사과와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화여고 1학년 권현진(16)양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강력하게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며 "진실은 곧 드러나기 마련이다. 우리는 일본군 위안부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오스와(16)양 역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신속하고 정의롭게 해결되길 바란다"며 "누구보다 아픈 소녀들의 기억을 이제 우리가 바꿔줄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학생들은 선언문을 발표하며 "아직 해방되지 않은 역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이 힘을 모으겠다"며 "일본 정부는 70여년간 어떠한 사과와 반성도 없다. 모든 역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란 착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걸림돌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역사다. 그러나 이 걸림돌은 세상에서 가장 진실하고 정의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며 "정의로운 역사를 세우는 날까지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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