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버리고 돈 벌어볼까…신간 '나는 돈에 미쳤다'
"돈 앞에서 친구도 버려라·외로워도 슬퍼도 부자인 게 낫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부자가 되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대놓고 돈 버는 게 인생 목표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치부와 상행위를 천시하는 사농공상의 오랜 유교적 전통 탓에 '돈 벌기'를 최고 목표로 거론하는 일 자체가 왠지 체면을 손상하는 듯해서다.
신간 '나는 돈에 미쳤다(위너스북 펴냄)'는 한국인의 이런 통념에 직격탄을 날린다. 제목부터가 발칙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자기계발 코치로 일하는 저자 젠 신체로는 "싸구려처럼 보여도 부자가 되겠다"고 솔직히 말한다.
심지어 "필요하다면 돈 앞에서 친구도 버려라", "외로워도 슬퍼도 부자인 게 낫다"고 조언한다.
돈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행복까지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철학이다.
돈을 대하는 사람들의 이중성과 관련해 그는 돈이 성행위와 같은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돈 벌기와 섹스가 중요하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그는 불평한다. 또 돈과 섹스를 "원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더 부끄럽지만, 손에 넣고자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어울리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 이력을 보면 이런 책을 쓸 만도 하다.
40대에 접어들었을 때도 잔고가 가벼웠고 차고를 개조한 집에서 살던 가난한 프리랜서 작가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현실이 서러워 '미친 듯' 돈을 벌겠다고 마음먹자 그리 오래지 않아 부자 소리를 듣게 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책에는 이처럼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리고 돈을 좇는 열두 가지 방법이 제시됐다.
독자들이 아직 돈방석에 앉지 못한 '구질구질한 이유'를 짚어내고 돈에 대한 기존 인식과 태도를 확 바꾸라고 주문한다.
책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을 넘어 긍정적 자세, 마인드 컨트롤, 강한 정신력 키우기 등을 가르쳐 주는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이런 인식 전환을 통해 독자들도 마음만 먹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챕터마다 짧은 시간 또는 젊은 나이에 부자가 된 사람들의 구체적 일화를 삽입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누른다.
저자는 처음 출간한 책 '성실함의 배신'이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리고 20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면서 스타 작가 반열에 들어섰다.
이번에 나온 '나는 돈에 미쳤다'도 15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경제경영과 자기계발 분야 1위에 올랐고, 30주 연속 베스트셀러 순위 안에 머물렀다. 박선령 옮김. 268쪽.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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