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휴전 압박에도 사우디 연합군 예멘 공습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아랍권 최빈국인 예멘에서 3년째 계속되는 내전을 끝내야 한다는 미국과 영국의 압박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습이 이어졌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군은 예멘의 수도인 사나의 국제공항과 인근 공군기지에 대해 공습을 했다고 사우디 국영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로이터, dpa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곳은 아랍 동맹군에 맞서는 후티 반군이 드론을 띄우고 탄도 미사일 공격을 하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후티 반군이 관할하는 알-마시라흐 TV는 30여차례의 공습이 사나에 있는 알-둘라이미 공군기지와 주변 지역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는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과 2015년부터 충돌, 최악의 인도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사우디 연합군의 공습은 미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 예멘 내전 당사자들이 공습을 멈추고 평화협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갑작스럽게 휴전을 압박한 뒤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미국과 함께 사우디에 무기를 제공해온 영국 정부도 휴전 압박에 동조하면서 예멘 내전이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군은 지난달 31일 예멘 반군이 장악한 남서부 호데이다 외곽에 3만명의 병력을 증파하는 등 서방의 휴전 압력에 신경을 쓰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사우디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곤경에 처하면서 예멘 내전에 개입한 것도 덩달아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한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그동안 사우디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 지원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회피하기 위해 휴전 압박을 느닷없이 들고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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