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단 사퇴 발표…집행부 총사퇴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2일 한국기원 총재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송필호·송광수 부총재와 유창혁 사무총장도 동반 사퇴하면서 한국기원 집행부에 초유의 공백 사태가 발생했다.
홍 총재는 사임의 글에서 "바라던 성과를 적잖이 이룬 이 시점이 자리를 비울 때라 판단했다"며 "새로운 지도부 구성 문제 등은 5일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둑은 역사가 긴 만큼 의견이 다양한 곳이라 이를 수렴해 원만히 끌고 나갈 분이 필요하다며 "한국기원 지도부 인선, 향후 바둑 정책 수립에 프로기사와 바둑인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한국바둑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홍 총재는 2014년 1월 제18대 한국기원 총재로 취임, 5년간 프로바둑 행정을 책임졌다.
그동안 시니어프로바둑리그, 여자프로바둑리그 등 기전을 창설하고, 한국기원의 바둑TV 인수,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 바둑을 정식 종목으로 진입시켰다.
송필호·송광수 부총재도 동반 사퇴했다. 유창혁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사퇴 뜻을 밝혔다.
중앙일보 부회장 출신 송필호 부총재와 검찰총장 출신 송광수 부총재는 홍 총재 취임과 더불어 한국기원 신임 이사로 선임되며 바둑행정에 합류했다. 유 사무총장은 세계대회 석권 등 전설적인 성적을 남긴 프로기사다.
앞서 프로바둑 기사회는 지난달 29일 임시 기사총회를 열고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 및 유창혁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기사회는 최근 미투 운동을 계기로 드러난 한국기원의 잘못된 행정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 이들의 해임건의안을 논의했다.
지난 4월 헝가리 출신 디아나 초단이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 발단이었다.
한국기원은 윤리위원회 조사를 거쳐 김 전 9단을 제명했으나, 최종 보고서에 김 전 9단을 두둔하는 듯한 표현을 넣어 프로기사들의 반발을 샀다.
프로기사들은 한국기원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는 IT 사업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한국기원의 행정 전반에 불신을 보냈다.
바둑팬들도 한국기원 앞에서 홍석현 총재 등 집행부에 책임을 묻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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