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 우크라이나인 320여명·법인 60여개에 경제 제재

입력 2018-11-01 21:15
러시아 정부, 우크라이나인 320여명·법인 60여개에 경제 제재

러시아 내 자산 동결 조치…"우크라의 대러 제재에 대한 보복"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1일(현지시간) 최악의 갈등 상대인 우크라이나 국민 수백 명과 법인 수십 개에 대해 대규모 경제 제재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 제재가 러시아인과 러시아 법인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비우호적 행동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날 322명의 우크라이나인과 68개 우크라이나 기업이 러시아 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동결 조치를 취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제재 목록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 직원을 포함한 정부 인사, 의회 의원, 헌법재판소 재판관, 기업인 등과 화학 및 농업, 광산 분야 등의 대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국가안보 수석 격),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 유리 루첸코 검찰총장, 안드레이 파루비 의회 의장 등이 목록에 들어갔으며, 내년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율리야 티모셴코 전(前) 총리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최대 농산물업체 '미로놉스키 흘레보프로둑트', 철강 업체 페르엑스포(Ferrexpo) 등도 제재 대상이 됐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제재에 대한 보복 제재를 가하도록 정부에 명령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국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직후인 지난 2014년 4월 수십 명의 러시아인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이후 계속해 대러 제재 목록을 확대했으며 올해 5월 기준으로 1천740여 명의 개인과 750여 개 법인을 제재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

옛 소련 '형제국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은 지난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귀속 찬반을 묻는 크림 주민들의 투표에서 96.7%가 귀속을 지지했음을 크림 병합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자국 영토에 대한 강제 점령으로 규정하고 줄기차게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방도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크림 사태는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무장 독립 항쟁을 촉발했으며 러시아는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무력 분쟁으로 지금까지 1만여 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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