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양극화 해소·평화 정착" 野 "권력주도형 이념예산" 입씨름
국회 예산정책처 토론회서 각 당 예결위 간사 예산혈투 전초전
민주 "남북협력 예산, 정치공방 되지 않길" 한국 "과감히 메스 댈 것"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여야는 1일 본격적인 '예산전쟁'을 앞두고 내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입씨름을 벌이며 전초전을 치렀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여야 4당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은 이날 국회 예산정책처와 경제재정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2019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서 예산안에 대한 각 당의 평가와 심사 방향을 밝혔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토론에서 "내년도 예산은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이 반영된 사실상의 첫 예산"이라며 "사회 양극화 해소와 인구절벽 극복, 남북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도록 국회에서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복지와 고용, 특히 취약계층 일자리를 늘리는 데 예산이 증액됐고 R&D(연구개발) 예산 확대 등 혁신성장에도 집중적으로 예산이 편성됐다.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도 국민 실생활에 꼭 필요한 생활밀착형으로 마련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남북협력 예산에 대해서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실질적인 평화와 성과로 구현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소명"이라며 "남북협력사업, 기금사업 예산이 정치적인 이해에 따른 소모적인 정치공방에 휘말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권력주도형 이념예산, 세금주도형 가짜 일자리 예산"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시장주도형 따뜻한 경제예산, 기업주도형 진짜 일자리예산으로 바꾸겠다. 과감히 메스를 대고 단호하게 수술하겠다"고 대폭 삭감 방침을 예고했다.
장 의원은 고용창출장려금 등을 겨냥해 "통계 조작을 위한 '알바' 일자리 예산을 과감히 쳐내겠다"고 밝힌 데 이어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등 우리 편, 우리 캠프에 있던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나눠주기 위한 '위원회 중독' 예산도 싹 자르겠다"고 말했다.
또 "핵 폐기의 '폐'자도 안 나오는데 남북협력기금 등으로 5천억원 가까이 무상 퍼주기를 하겠다는 건 가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예산을 리모델링이 아닌 신축하겠다. SOC 예산을 2조원 이상 늘리고 4차 산업혁명과 벤처기업을 위한 예산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이혜훈 의원은 "퍼주기 예산은 막겠다. 그러나 무작정 반대하는 발목잡기 심사도 막겠다. 이 두가지가 대한민국을 좀먹는, 오두막 허무는 두더지와 같다"며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예산 심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효과성과 투명성, 건전성 측면에서 예산안을 꼼꼼하게 살피겠다. 재정은 민간의 참여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고 예산을 붓는 것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간사인 정인화 의원은 "국민의 수요에 맞춰 상당히 큰 규모의 확장 예산을 편성한 건 이해하지만 과연 건전 예산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경제 확대와 복지 확대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복지 쪽에 너무 무게추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앞서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이승재 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이 각각 내년 예산안의 특징과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는 청년 실업, 사회적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이런 상황일수록 국회는 정부정책에 대한 선의의 견제와 생산적인 비판, 그리고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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