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인종차별주의자"…美공화후보 선거전 자녀들이 '안티'
미주리 하원선거 웨스트 후보 "전처와 험악하게 이혼하다보니…" 해명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오는 6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미주리 주 하원의원직에 도전한 공화당 스티브 웨스트에게 가족은 '원군'이 아니라 '적군'이다.
3명의 자녀 중 2명이 "우리 아버지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자녀들은 웨스트 후보를 인종 차별주의자, 동성애 혐오자, 반(反)유대주의자로 묘사했다.
미주리 주 15선거구의 하원의원직을 노리는 웨스트 후보에 대해 딸 에밀리는 "그가 어떤 직위이든 공직에 있다는 걸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밀리는 캔자스 주 지역지인 '캔자스시티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인종차별과 동성애 혐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유대인을 싫어하는지에 관해 많은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웨스트 후보의 아들 앤디도 이 신문에 "(선거운동을) 접어야 한다. 아버지의 이데올로기는 증오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웨스트 후보는 지난달 31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유대주의에 반대하지 않고 인종 차별과 무관하며 동성애 혐오자도 아니다"라고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
전처와 험악하게(toxic) 이혼하는 과정에서 자녀들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전처가 아이들을 '망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수적 정치평론을 해온 그의 '험한 입'은 이미 라디오, 유튜브 채널, 인터넷 상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그는 지난해 "역사를 돌이켜보면 불행하게도 히틀러가 옳았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또 "동성애와 소아성애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여자운동팀은 레즈비언의 온상", "이스라엘은 모든 사람을 인종으로 구분하는 인종차별적 국가"라는 발언도 했다.
선거에서 가족의 공개 반대는 드물지만, 전혀 없는 일도 아니다.
지난 9월에는 중간선거에 출마한 폴 고사(공화·애리조나) 하원의원의 형제자매들이 광고에 등장해 고사 의원과 맞붙은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이들은 광고에서 "애리조나 주민들이 의료보험에 신경을 쓴다면 폴 고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는 당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몇몇은 고사 의원의 상대인 민주당 데이비드 브릴 후보에게 후원금을 냈다.
이에 고사 의원도 자신의 형제자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진보적 민주당원", "가족보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우선시한다"고 맞받아 가족 내 불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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