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7차례, 한 홀서 14오버파…신경철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 4번홀에서 18타 기록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한 홀 최다 아웃오브바운즈(OB) 기록이 나왔다.
신경철(28)은 1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 마레·비타코스(파72·7천433야드)에서 열린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총상금 5억원) 1라운드에서 '악몽의 4번홀(파4)'을 겪었다.
OB를 7번 범하며 18타 만에 4번홀에서 탈출했다. 이로써 한 홀 최다 OB, 최다 타수 기록을 새로 썼다. 2007년 토마토 저축은행 오픈 2라운드 5번홀에서 나온 김창민(48)의 OB 6개, 17타가 기존 기록이었다.
1라운드 첫 조로 나선 신경철은 1∼3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친 뒤 전장 424야드인 4번홀에 나섰다.
티샷부터 OB였다. 티샷에서 5개, 두 번째 샷에서도 2개의 OB가 나왔다.
드라이버로 3차례 OB가 나자 신경철은 2번 아이언으로 바꿔 티샷했다. 하지만 2번 아이언으로도 OB가 2차례 더 났다.
다시 3번 아이언으로 샷을 해 간신히 페어웨이에 보냈다. 그러나 3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도 2번이나 코스구역 바깥으로 나갔다.
14오버파를 치고서야 신경철은 14번홀을 끝냈다.
8개의 공을 가지고 시작한 신경철은 4번홀에서 7개의 공을 잃어버렸다. 단 1개의 볼로 남은 14개의 홀을 소화했다.
신경철은 공을 확보하기 위해 이동 중에 러프에 떨어진 공을 찾아보기도 했다. '원볼 룰'(One Ball Rule)에 따라 같은 상표와 모델의 공이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러프에서 다른 공이 있나 찾아봤지만 없었다. 할 수 없이 1개의 공으로 경기했고 이 때문에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웠던 1라운드 경기를 20오버파 92타로 마친 신경철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4번홀 14오버파와 함께 보기 7개, 버디 1개를 적어냈다.
신경철은 "샷이 안되는 게 아니었다. 경기 후반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며 "샷이 아무리 안되고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프로로서 경기를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90대 타수를 기록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중학교 2학년 때쯤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신경철은 2009년 입회했으나 KPGA 코리안투어에는 올해 데뷔한 늦깎이 신인이다.
지난 6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는 이른 탈락을 예상하고 옷을 2벌만 준비한 상황에서 16강전까지 올라 숙소에서 다음 날 입을 옷을 빨아 입기도 했다.
신경철은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이 돼 부끄럽지만,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의 성적 모두 내 기록"이라며 "지금은 골프 자체가 너무 좋다. 주변에서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다. 성공해서 반드시 갚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최재혁(26)도 이날 14번홀(파4)에서 13오버파를 기록했다. OB를 6개 기록하고 17타 만에 14번홀을 마쳤다.
티샷에서 4차례, 두 번째 샷에서 2차례 OB를 적어냈다.
최재혁은 이후 기권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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