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달러채권 발행 고전…금리 13%ㆍ회장 직접 인수하기도

입력 2018-11-01 14:41
中기업 달러채권 발행 고전…금리 13%ㆍ회장 직접 인수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중국 일부 기업들이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등 달러화 채권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부동산 재벌인 쉬자인(許家印)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회장이 이 회사가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의 총 규모 18억달러(약 2조475억원) 가운데 10억달러 어치를 직접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헝다그룹이 이번 주 발행한 달러화 채권 2년물과 5년물의 표면금리는 각각 11%와 13.75%에 이른다.



쉬자인 회장이 채권을 인수한 것은 회사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헝다그룹은 홍콩증시에 공시했다.

WSJ은 헝다그룹 채권발행에 관계한 은행을 인용해 나머지 채권을 인수한 투자자는 대부분 아시아권이라고 전했다.

헝다그룹의 회사채 미상환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960억 달러에 이르며 이번 발행은 일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홍콩증시에 상장된 하이난항공(HNA)이 지난주 발행한 1억 달러 규모의 2년 만기 달러 채권 금리도 13.2%에 낙찰됐다.

중국 4대 항공사인 하이난항공은 애초 발행 규모를 3억 달러까지 늘리려고 했지만,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자 1억 달러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자산운용사 AMTD의 마크 로 채권팀장은 "일부 기업들에는 어려운 시기"라며 부채가 많은 기업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와 신용 여건의 악화 등에 따라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최근 중국 기업의 채무불이행이 올해와 내년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WSJ은 모든 중국 기업들이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중국 채권지수에 따르면 중국 기업 500여개사가 발행한 5천70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만기 1년 미만)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6.57%로 집계됐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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