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삼성, 결국 빈손…51경기 뛰다 방전
ACL, FA컵 4강서 탈락…모두 놓친 타이틀
서정원 감독 "아쉬운 지원, 얇은 선수층으로 20경기 더 뛰었다"
(울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축구 K리그의 '리딩 구단' 수원 삼성이 결국 빈손으로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수원은 지난달 3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1-2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수원은 전반전에만 2골을 내주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 후반전에 반격에 나섰지만, 체력적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석패했다.
수원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 나란히 4강에 진출해 2개 대회에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최악의 결과를 안았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의 체력 문제 때문이다.
수원은 울산과 경기까지 올 시즌에만 무려 51경기를 소화했다.
프로축구 K리그1과 FA컵, AFC챔피언스리그 등 3개 대회를 병행하느라 다른 구단보다 많게는 약 20경기를 더 치렀다.
선수단 내부엔 피로가 쌓였고,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요한 경기를 3일 간격으로 치르는 '지옥의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대회에서 목표를 이루지 못하며 쓰러졌다.
수원은 지난달 1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치른 뒤 3일 뒤인 20일 포항스틸러스와 K리그1 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4일 뒤인 24일 가시마 앤틀러스와 결승 진출 여부가 달린 AFC챔피언스 4강 2차전 홈경기를 치렀다.
또다시 4일 뒤엔 '숙적'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를 펼친 뒤 3일만인 31일 FA컵 4강 울산전에 나섰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데얀, 염기훈, 임상협 등 주전 선수를 K리그에서 제외하는 등 없는 전력을 짜내 더블 스쿼드를 운영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수원이 빈손으로 올 시즌을 마치게 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당연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원은 최근 수 년 동안 선수단 투자를 줄이고 선수 영입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더블 스쿼드를 구성해 K리그1은 물론,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 전북, 울산 등 경쟁팀들과 비교됐다.
서정원 감독도 이 점에 관해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서 감독은 FA컵 준결승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층이 두꺼웠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선수들은 지쳐가는데, 중요한 경기는 연거푸 벌어졌다. 교체를 해줘야 하는 상황인데도, 선수들은 계속 뛰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이어 "감독으로 활동한 최근 6년 동안 (구단은) 계속 선수들을 줄여나갔다"라며 "시즌 중에도 좋은 선수를 팔아 운영비로 활용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변화가 없다면 내년 시즌도 힘든 여정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원 감독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수원의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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