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5차전으로 끌고간 샌즈, '머니볼' 넥센의 선택은 옳았다
'10만달러' 몸값에도 PO 4차전에서 4타수 4안타 2타점 대폭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머니볼' 넥센 히어로즈의 선택이 적중했다.
넥센이 '가을야구'를 위해 긴급 수혈한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31)의 방망이가 때맞춰 불타올랐다.
샌즈는 3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4-2 승리를 이끌었다.
넥센이 이날 기록한 안타 5개 중 4개를 샌즈 혼자서 책임졌을 정도로 샌즈의 '원맨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경기였다.
샌즈는 이름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모래 요정'으로 불린다. 넥센은 샌즈를 앞세워 승부를 '모레'(11월 2일) 5차전으로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샌즈는 첫 타석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SK 선발 문승원의 146㎞ 직구를 공략해 깨끗한 좌중간 안타를 뽑아냈다.
0-0의 접전이 이어진 4회말 1사 1루에서는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문승원의 몸쪽 슬라이더(140㎞)를 힘껏 잡아당겼다. 쭉쭉 뻗은 타구는 직선타로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6회말 1사 1루의 기회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샌즈의 중전 안타로 1사 1, 3루의 기회를 이어간 넥센은 임병욱의 스퀴즈 번트 때 3루수 송구 실책으로 1점을 더했다. 3루까지 진루한 샌즈는 김하성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샌즈는 마지막 타석에서도 신들린 타격감을 뽐냈다.
8회말 1사에서도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내며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하나가 부족한 만점활약을 펼쳤다.
지난 8월 마이클 초이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샌즈의 몸값은 인센티브 1만 달러를 합해도 겨우 10만 달러였다. 우리 돈으로 1억원을 조금 넘는 금액이다.
시즌 막바지에 합류했다고는 해도 거물급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 규모가 100만 달러를 훌쩍 넘는 상황에서 초라한 규모였다.
하지만 계약 총액과 성적이 비례하지는 않았다.
정규리그 25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뽑아낸 샌즈는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홈런을 추가했다.
샌즈의 이번 플레이오프 성적은 타율 0.467(15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에 이른다. 넥센을 대표하는 박병호, 서건창, 김하성 등이 줄줄이 부진한 상황에서 샌즈는 '굴러온 복덩이'나 다름없다.
'10만 달러' 샌즈의 코리안 드림이 과연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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