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공저자로 미성년 아들 끼워넣고 추천서 대필한 교수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학교 측, 사실관계 확인 나서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성균관대 교수가 자신의 논문에 미성년 자녀의 이름을 공저자로 끼워 넣고 다른 교수의 이름으로 자녀의 추천서를 써서 대학 입시에 이용한 정황이 드러나 학교 측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31일 학계에 따르면 성균관대 경영학부 김 모(54) 교수는 2015년 외국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에 논문 초록 2편에 당시 16세였던 아들의 이름을 각각 제1 저자와 제3 저자로 올렸다.
김 교수는 아들이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에는 아예 자신을 공저자로 올리지 않았고, 다른 교수 3명을 공저자로 올렸다. 아들을 제3 저자로 올린 논문에는 자신의 이름을 제1 저자로 뒀다.
김 교수는 아들과 함께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던 A교수의 이름을 빌려 아들의 추천서를 써 아들이 지원한 서울 주요 대학들에 제출했다.
고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와 대입을 준비 중이던 아들은 당시 추천서에도 불구하고 모두 불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비위는 A교수가 학술대회를 연 외국 학회에 '이름 끼워 넣기'를 고발해 논문 발표가 취소되면서 학계에 알려졌다.
A교수는 "김교수의 아들이 연구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공저자 등록을 수락했으나 실제 아들을 만나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김 교수는 아들이 중학생이던 2011년 국내 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에도 아들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현재 이 학회의 부회장이다.
앞서 교육부는 2007∼2017년 발표된 논문을 모두 조사한 결과, 49개 대학이 심사한 논문 138개에서 교수가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김 교수도 교육부가 적발한 사례에 포함돼 있다.
성균관대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김 교수의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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