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백기'…日 최대 이통사 요금 최대 40% 낮추기로
日정부 "경쟁원리 안 움직여" 지적에 NTT도코모, '내년 2분기 요금인하' 발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의 이동통신 요금 인하 압박에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가 결국 이동통신 요금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요시자와 가즈히로(吉澤和弘) NTT도코모 사장은 31일 일본 도쿄(東京)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6월중에 현재보다 20~40% 수준으로 저렴한 이동통신 요금제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시자와 사장은 "요금 플랜이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려웠다. 요금제를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대담하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요금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분은 고객 기반을 활용한 비통신 사업과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을 활용한 법인 대상 사업을 강화해 보충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하반기 들어 이동통신 요금이 너무 비싸다며 사업자들에게 요금을 낮출 것을 압박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8월 "경쟁원리가 움직이고 있지 않다"며 "40% 정도 이동통신 요금을 내릴 여지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신규 설비 투자에 거액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동통신 요금이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을 견뎌왔다.
하지만 1위 사업자인 NTT도코모가 요금을 낮추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소프트뱅크, KDDI 등 다른 주요 이동통신사들도 요금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이동통신 요금은 중저가 요금제에서는 세계 주요 도시 중 뉴욕, 한국보다 저렴하지만 고가 요금제에서는 가장 비싼 수준이다.
총무성의 '전기통신 서비스에 관련된 내외 가격 차이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도쿄를 비롯해 한국의 서울,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뒤셀도르프 6개 도시를 비교한 결과 도쿄의 스마트폰 통신비는 데이터 용량이 2GB와 5GB인 경우 각각 뉴욕과 서울에 이어 3위였다.
20GB인 경우에는 도쿄가 가장 비싼 가운데 뉴욕이 2번째로 높았고 서울은 뒤셀도르프와 비슷한 수준으로 3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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