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신기록 주역은 이번에도 '반도체'

입력 2018-10-31 09:59
삼성전자 실적 신기록 주역은 이번에도 '반도체'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3분기 17조5천7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 신기록을 달성한 데는 역시나 반도체 사업부의 활약이 뒷받침한 덕분이었다.

D램과 낸드의 수급 부진 및 가격 하락으로 업황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각종 비관론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결국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힘은 반도체에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3분기였다.



◇ '또' 영업이익 신기록…약 13조7천억은 반도체에서 = 삼성전자는 31일 공시를 통해 17조5천700억원의 영업이익과 65조4천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13조6천500억원은 반도체 사업부에서 나왔다. 이는 반도체 사업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매출은 24조7천700억원이다.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10조원을 돌파한 뒤 올해 1∼2분기에는 11조원대를 나타냈다가 3분기 13조원대까지 올라섰다.

메모리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함께 서버·모바일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첨단 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주력한 덕분에 실적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낸드는 평택에서 생산하는 64단 3D V낸드를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디램도 10나노급 제품으로 전환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고 응용처별 고객 요청에 적극 대응하며 호실적을 냈다.

시스템LSI 사업은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성수기에 따라 이미지센서와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의 수요 증가로 실적이 전분기보다 개선됐다.

특히 이미지센서의 경우 멀티플 카메라와 고화소 센서의 채용이 확대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 10조900억원에 영업이익 1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천400억원에 머물렀던 지난 2분기와 비교할 때 대폭 개선된 수준이다.

OLED 부문은 플렉시블 제품 수요 증가로 패널 판매가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은 3분기 초대형·UHD 등 고부가 TV 패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해 전분기보다 실적이 소폭 상승했다.

IM(IT·모바일)은 매출 24조9천100억원에 영업이익 2조2천200억원이었다.

갤럭시 노트9 출시로 플래그십 모델은 견조한 판매를 달성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은 라인업 재정비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갤럭시 노트9 출시 관련 마케팅비를 포함한 프로모션 비용 증가와 부정적 환율 영향으로 전분기(2조6천700억원)보다 줄었다.

CE(소비자가전) 부문은 매출 10조1천800억원에 영업이익 5천600억원이었다.

직전 2분기 영업이익은 5천100억원으로, 3분기에 소폭 증가했다.

TV 사업은 QLED TV와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QLED TV는 작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75형 이상 초대형 TV는 2배가량의 판매량을 각각 기록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생활가전 사업에서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플렉스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됐지만, 중남미와 중동 등 성장 시장의 경기침체 영향을 받았다.



◇ 4분기 전망은 '흐림'…반도체 시황 둔화로 전사 실적↓ = 삼성전자가 3분기에는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4분기 전망은 밝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반도체 사업부의 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

일단 4분기는 부품의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낸드의 경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이 확대되고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는 업체들의 64단 3D 낸드 공급이 증가하고 PC용 SSD 시장 경쟁도 심화해 낸드의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램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일부 고객사의 단기적 재고 조정 등으로 가격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서버와 모바일 응용처에 5세대 3D V낸드 적용을 확대하고, 10나노급 디램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영향으로 1분기 업황까지 다소 둔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분기 이후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급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낸드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으로 고용량 SSD 수요가 증가하고, 고용량 모바일 스토리지 채용이 지속적으로 확산해 점차 수급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디램도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확대돼 고용량 제품 위주로 수요 강세가 전망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고사양화 등으로 수요가 전반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경우 4분기에도 주요 고객의 패널 수요가 지속해 견조한 실적 달성이 기대된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내년에도 플렉시블 패널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강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키워 매출 성장과 수익성 제고 작업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IM 사업부는 연말 성수기인 4분기 갤럭시 A7·A9 등의 중저가 라인업 강화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3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시즌이어서 이익은 3분기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시장은 소폭 성장할 전망이지만 고사양화가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확산해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녹록지 않을 경영 환경을 예고했다.

CE 부문은 연말 성수기인 4분기에도 QLED 8K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TV 시장도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QLED TV 판매 확대와 초대형 8K TV 라인업 강화로 실적 성장과 TV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리더십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