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워 주세요"vs"보기 좋아요" 지자체 낙엽 수거 딜레마

입력 2018-10-31 08:12
"치워 주세요"vs"보기 좋아요" 지자체 낙엽 수거 딜레마

충주시 하루 4∼5통씩 엇갈린 민원 전화…처리 시기 '고민'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지저분한데 치워줘요" vs "가을 분위기 느낄 수 있게 그냥 놔두세요"

충북 충주시청 자원순환과 청소행정팀에는 최근 하루에도 4∼5통씩 낙엽과 관련한 민원 전화가 걸려온다.



충주시 관계자는 "가을 정취 때문에 낙엽을 그대로 두자는 시민들도 있지만, 미관을 해친다며 치워달라는 민원도 많다"고 말했다.

가을철만 되면 길거리에 쏟아지는 낙엽 처리를 놓고 지방자치단체는 해마다 딜레마에 빠진다. 시민들의 요구가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곱게 물든 잎으로 뒤덮인 충주 도심 속 은행나무 길은 가을 정취를 느끼는 데 제격이다.

주변 가로수 단풍과 어우러져 만추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사색에 빠져들 수 있다며 고스란히 남겨둘 것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많다.

하지만 제때 치우지 않으면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측한 쓰레기가 된다.

배수로에 쌓인 낙엽은 비가 오면 물 빠짐을 막는 방해물이 되기도 하고 수북이 쌓여 보행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지자체는 매년 가을이면 '원성'을 사지 않게 적절히 낙엽을 처리하는 데 공을 들인다.

충주시는 내달까지 환경관리원 30여명을 투입, 낙엽 수거에 나설 예정이다.

기간제 근로자까지 투입할 정도로 양이 많다. 매일 거둬들이는 낙엽의 양은 무려 4t에 달한다.

충주시 관계자는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보행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남겨 두지만 도로를 어지럽힐 수 있어 대부분 수거해 소각하거나 양묘장 퇴비로 쓴다"며 "낙엽을 원하는 주민에게 나눠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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